스포티파이. 게티이미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조만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우려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한국 지사 스포티파이코리아는 지난 1일 회사 자본금을 9억원에서 58억원으로 증자하고, 국내·외 사내이사 2인과 감사 1인을 신규 선임했다. 지난달에는 인스타그램에 스포티파이코리아(Spotifykr) 계정을 만들었고, 모바일 앱에서도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기 시작했다. 올 1월 한국 지사를 만든데 이어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를 앞둔 준비 작업이다.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한 대형 플랫폼이다. 올 2분기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2억9900만명, 유료 회원은 1억3800만명에 달한다.

◇국내 서비스보다 강력한 음악 추천 기능이 장점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 가을에 스포티파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음원 시장은 긴장하고 있다.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멜론(시장 점유율 37.9%), 지니(24.7%), 플로(17.4%), 유튜브뮤직(8.8%), 바이브(5.3%)가 각축전을 벌여왔다.

여기에 스포티파이가 등장하면 시장 구도가 단번에 바뀔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스포티파이는 이용자의 취향에 맞춘 음악 추천(큐레이션)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선호하는 음악장르와 시간대, 패턴, 청취환경 등을 고려해 맞춤 음원을 추천한다.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에 남은 건 음원 확보다. 국내에선 카카오M과 멜론, CJ와 지니뮤직 등 대형 음반 기획사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특수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뮤직도 2016년 국내에 진출했지만 충분한 음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현재 스포티파이는 음원 계약을 추진하면서 국내 음원 저작권료 징수 규정이 아닌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수익에서 작곡가, 가수 등 창작자 몫이 65%이고, 나머지 35%가 서비스 업체가 가져간다. 이 과정에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를 통해 전 세계에 K팝이 진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창작자들도 스포티파이의 요구를 무시하긴 힘들 것”이라며 “결국 계약이 되긴 하겠지만 시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