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기업 에코프로. 올해 주가가 260% 급등했다. 양극재 제조 부문을 물적분할한 에코프로비엠, 환경사업을 인적분할한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여파로 증시가 얼어붙고 있지만, 2차전지 관련주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 주가는 전날보다 2.63% 오른 37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전날보다 10% 넘게 치솟으며 40만원을 찍기도 했다.

이날 코스닥 1573종목 가운데 92%가 하락했지만, 상승세를 지키면서 장중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다. 1위는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이다.

작년 말 10만3000원이었던 에코프로 주가는 올 들어서 260%나 치솟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 기대와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 호조 등을 업은 2차 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폭발하면서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에코프로의 경우 주가가 단기 급등에 그칠 것으로 보고 공매도 세력이 몰렸지만, 주가가 떨어지지 않아 큰 손실을 입고 있을 정도다. 올 들어 에코프로 공매도 평균 가격은 22만원대로 현재 주가보다 68%나 낮다.

2차 전지 밸류체인(배터리 셀, 양극재·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에 속하는 상장사 19곳의 지난 13일 기준 시가총액은 326조원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358조원)의 91% 수준까지 불어났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 종목에서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에서 빠지는 투자금이 2차 전지로 몰리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일부 2차전지 종목의 실적이 좋아서 수급이 더 쏠리는 측면도 있다”면서 “그러나 너무 먼 미래의 실적까지 당겨와 평가가치에 반영된 기업도 있는 만큼 과도한 급등세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