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3.25%로 결정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25%로 올리면서 미국(연 3.75~4%)과의 금리 격차가 기존 1%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한은이 올해 금리 결정을 마무리한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오는 12월 13~14일 한 차례 더 금리 결정 회의를 연다.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만 인상하더라도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로 벌어진다.

미국 금리 상단 기준. /자료=한국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Fed)

달러 같은 기축 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또 금리 격차로 인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뛰면 수입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진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의 금리 결정뿐 아니라 중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 엔화 움직임 등이 우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미 금리가) 너무 많이 벌어졌을 때 생기는 부작용은 걱정한다”고 했다.

더구나 한은이 이번 인상기의 최종 금리가 연 4%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미국과 금리 격차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총재에 따르면, 이날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3명은 연 3.5%가 바람직하다고 했고, 2명은 3.5%에서 3.75%로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나머지 1명은 최종 금리를 현 3.25%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이와 달리 미국에서는 기준금리가 5%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간의 금리 격차가 1.5%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드는 등 거시 경제 안정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금리 격차가 확대됐을 때 위험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23일(현지 시각) 공개된 11월 미 연준의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경기 침체’와 ‘속도 조절론’이 나오자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보다 0.25% 떨어진 105.81을 기록했다. 24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3.60원 급락한 1328.20원으로 장을 마쳤고, 코스피는 전날보다 23.32포인트(0.96%) 오른 2441.33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