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 1위 기업들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보였지만, 뒤따르는 기업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기준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커지면서 1위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LG생활건강은 2분기 영업이익은 2166억원으로 시장 전망치(2014억원)를 8% 가까이 웃돌았다. 조소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면세점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가격 인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넘어서면서 높은 이익을 기록했다”고 했다.

LG생활건강이 최근 자사 화장품 오휘 신규 모델로 배우 손석구를 발탁했다. / LG생활건강 제공

업계 2위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은 전망치에 크게 못 미쳤다. 증권 업계의 예상은 489억원 흑자였는데, 109억원 적자였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적자가 ‘어닝쇼크(실적 충격)’의 주된 원인이고, 당분간 실적이 좋아지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건설, 제약, 렌터카 등의 업종에서도 1위 업체의 ‘나홀로 어닝서프라이즈’가 발생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 중 상장사가 아닌 포스코건설(4위)을 제외하면 업계 1위 삼성물산만 2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삼성물산의 2분기 영업이익은 5559억원으로 시장 전망치(4859억원)를 14%나 웃돌았다. 삼성물산은 건설뿐만 아니라 상사, 패션, 리조트 등 여러 사업 부문이 있지만, 건설 부문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을 냈다. 증권사들은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 영업이익을 1300억~1400억원대 수준으로 추정했지만, 1550억원에 달했다.

업계 2위 현대건설의 경우 예상 영업이익은 1823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1754억원에 그쳤다. 3위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1346억원으로 전망치(1423억원)에 못 미쳤다. 5위 GS건설 영업이익(1644억원)도 시장 전망치(1805억원)보다 낮았다.

매출액 기준 국내 제약사 1위 업체인 유한양행은 2분기에 16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시장 전망치(153억원)를 10% 넘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위인 녹십자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시장 예상(140억원)에 못 미쳤다. 렌터카 업계 점유율 1위 롯데렌탈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744억원)보다 높은 794억원을 기록했지만, 2위인 SK렌터카는 전망치보다 10%가량 낮은 실적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