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한두달만 하고 끝낼 것 아니잖습니까. 투자는 평생 하는 겁니다. 대박 난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극히 소수고, 언제까지 그런 수익률을 낼 수는 없습니다. 수익만 생각하는 건 하수, 수익률 뒤에 도사린 위험까지 생각하는 게 고수입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지금 잠깐의 수익률보다 수익률의 변동성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신탁, 미국 SEI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쳐 2000년 베어링자산운용에 합류한 박 대표는 경력 31년 투자 전문가다. 베어링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인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A형)’는 2002년 4월 설정 이후 20년 만인 올해 3월 말까지 누적 617.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보다 402.8% 초과 수익을 거둔 것이다. 당대 유행한 테마 펀드들처럼 반짝 수십%대 높은 수익률을 낸 적은 없지만, 큰 기복 없이 연평균 10% 남짓한 수익률을 꾸준히 올린 결과 상당한 결실을 본 것이다. 그는 “시장이 출렁일 때 많이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지루한 투자가 결국 이긴다”고 했다.

박 대표는 “아직도 많은 투자자가 주가 상승분만 볼 뿐 주가 뒤에 숨어 있는 배당은 잘 생각을 안 하는 경향이 있다”며 “배당을 쌓아가면서 재투자할 경우, 100주로 시작한 투자가 10년 뒤엔 200주가 돼 있기도 한다(주식 배당을 받을 경우). 이렇게 되면 주가가 평균 5% 올랐어도 실제론 10% 오른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짠물 배당으로 유명하지만, 삼성전자를 선두로 배당성향이 올라가는 추세여서 앞으로 배당 투자는 더욱 유효할 것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올해도 국내 상장사 중 절반가량은 지난해보다 배당금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 투자자 1000만명 시대에 주주 환원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 개인적으로는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브랜드 파워가 높고 배당 잘 주는 현금 창출력 높은 주식을 핵심 투자처로 두고, 이제 막 생태계가 생겨나는 미래 산업 관련 주식 투자도 곁들인다고 귀띔했다. 그는 “특히 지금 같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선 원료비와 인건비 등 비용 상승을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해 경쟁사보다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독과점 기업이나 브랜드 파워가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런 기업일수록 배당 여력이 많은 게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