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월 1일 3200만원이던 비트코인은 11월 9일 827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시세 흐름이었다. 올해 코인 시세 전망도 전문가마다 천차만별이라 롤러코스터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뉴시스

지난해 전 세계 투자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자산은 가상 화폐였다. 작년 1월 1일 3200만원 선(업비트 기준)이던 비트코인은 11월 9일에는 사상 최고치인 8270만원까지 치솟았다. 작년 상반기에는 8000만원을 넘던 비트코인 값이 3000만원대로 반 토막 나기도 했다. 가상 화폐 열풍 속에 시가총액이 작은 이른바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다른 코인)’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국내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된 108개 코인 중 작년 말 수익률이 연초 대비 1000%가 넘는 코인이 12개나 됐다. 코인에 투자해 수십억원을 벌어 퇴사했다는 2030 직장인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2022년에도 ‘코인 대박’이 가능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히 갈린다. 캐럴 알렉산더 영국 서식스대학교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1만 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1년 반 동안의 상승분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22년 가상 화폐·블록체인 산업 전망’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과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가상 화폐가 투자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 전망한 것이다.

◇비트코인 ‘6억 간다’ vs ‘0원 간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 전망은 최대 6억원에서 최소 0원까지 극명하게 갈린다. 가장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곳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서린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다. 아크인베스크먼트는 언제일지 구체적인 시기를 예상할 수는 없지만 비트코인이 50만달러(약 5억9525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 비율을 한 자릿수 중반대(4~6%)까지 끌어올리게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최고치를 14만6000달러(1억7318만원)로 예상했다. 비트코인 시장이 금(金)만큼 성장하고, 금에 준하는 자산으로 자리를 잡는다는 전제다. JP모건은 “단기간에 이 같은 수준에 이르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목표가는 14만6000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극단적 비관론도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가상 화폐에 대한 규제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게 되면 비트코인 가치는 0으로 수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통 기업들 가상 화폐 업계 진입 가속 주목

2021년은 가상 화폐가 제도권 금융시장 진입을 시도한 원년이 됐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2월 비트코인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미국에선 10월 비트코인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가 증시에 상장됐다. 한국에서는 9월 24일부터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 화폐 거래소와 보관업자 등 관련 사업자들이 금융 규제의 틀 안으로 들어왔다. 한발 더 나아가 엘살바도르는 9월 7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가상 화폐 관련 거래와 사업을 금지했다.

가상 화폐가 화폐나 자산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기업들의 가상 화폐 시장 진입은 2022년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JP모건과 피델리티, 노무라 등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가상 화폐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패션, 게임회사들도 NFT(대체불가토큰) 등을 접목한 가상 화폐 개발과 투자에 나서고 있다.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국가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탄자니아 등 상대적으로 자국 화폐가 불안정한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들이 가상 화폐를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