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테마의 상장지수펀드(ETF) 때문에 관련된 개별 종목 주가가 급등했다는 뉴스가 많이 나오면 ‘팔아야 하나’ 고민을 시작해야 합니다.”

여의도 매미(펀드매니저 출신 개미)인 장현호<사진>씨는 2일 본지 인터뷰에서 “최근 인기를 끈 메타버스 ETF는 10월 출시 당시만 해도 설정액이 760억원에 불과했는데 한 달여 만에 1조원까지 급증했다”면서 “ETF는 자금이 들어오면 기계적으로 주식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일부 종목의 주가를 과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증시에선 메타버스를 비롯, 기후변화·골프·드라마·탄소배출권 등 그럴싸한 테마를 앞세운 ETF가 우후죽순 만들어졌다. 연초만 해도 1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테마 ETF 규모는 509% 증가해 현재 9조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런 테마 ETF는 시가총액이 작으면서 유동성이 낮은 중소형 종목들을 담는 경우가 많다.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기간 중엔 문제가 없지만, 어느 순간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수급이 꼬이면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락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 대형 운용사 펀드매니저 출신인 장현호 그로스파인더 운영자는 서강대 주식동아리인 SRS(Sogang Rising Star) 부회장 출신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블로그에 투자 관련 글을 쓰고 온라인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지난 2017년 코스닥150 ETF로 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코스닥 지수가 930선까지 급등했다”면서 “하지만 코스닥 ETF로 들어오는 자금이 줄어들면서 2018년에 코스닥지수는 617선까지 급락했다”고 했다.

“당시 ETF에 몰린 자금으로 주가가 높아진 개별 종목을 샀던 투자자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여의도에는 테마 ETF가 ‘마지막 매수자’이고 ‘끝물 시세’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가 테마 ETF 상위 보유 종목들에 쏠려 있다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합니다.”

장씨는 한국투자운용, 빌리언폴드운용 등에서 7년간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퇴사했다. 지금은 전업 투자자이자, 대형 증권사 PB 강의에도 출강하는 금융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이다. 금융사들의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다 보니, 여의도 자본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설명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씨는 오는 9일 조선일보 경제부가 개최하는 ‘2022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새 정부 출범하는 2022년, 눈여겨볼 유망주 탑5′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그는 올해의 못난이 업종들이 내년에는 찬란하게 빛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구체적인 업종과 종목이 궁금하다면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홈페이지(chosun-moneyexpo.co.kr)에서 온라인 무료 참여 신청을 하면 된다. 문의 1855-3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