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만원 선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LG생활건강과 같이 ‘고가주’로 남을지, 액면분할을 통해 ‘국민주’로 거듭날지 관심이 쏠린다. 2018년 50대1 액면분할을 통해 주가가 크게 낮아진 삼성전자는 올 들어 소액주주의 수가 450만명이 넘는 진짜 국민주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 101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다. 증시에선 일반적으로 주가가 100만원이 넘으면 ‘황제주’라고 부른다. 18일에는 1.9% 하락한 99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 등이 계속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전의 황제주는 LG생활건강(18일 종가 144만7000원)과 태광산업(110만1000원) 등 2종목뿐이었다.

황제주는 한 주당 가격이 높기 때문에 소액주주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작년 말 기준 소액주주의 수는 1만8295명이었고, 태광산업은 3014명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첫해인 2016년 말 소액주주가 3만9973명이었는데, 지난해 말에도 14만1199명 정도로 크게 늘지 않았다. 반면 시가총액이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큰 SK하이닉스와 네이버의 소액주주가 각각 43만1633명, 42만6807명(작년 말 기준)이었다.

황제주를 포기하고 국민주가 된 대표적 사례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했다. 액면분할 직전 265만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원대로 낮아졌다. 그러자 2017년 말 14만4283명이었던 삼성전자 소액주주의 수는 2018년 말에는 76만1374명으로 늘었다. 최근에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17일 제출된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수는 454만6497명으로 지난해 말(215만3969명)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현재 주가(18일 종가 7만3900원)는 액면분할 전으로 환산하면 300만원이 넘기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이 여유자금으로 투자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는 소액투자자들이 황제주를 포함해 주가가 높은 수준인 우량주에 투자할 수 있도록 국내 주식에도 ‘소수점 단위 거래’를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1주 미만 주식의 매매가 도입될 경우 소액투자자들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현재의 법·제도·인프라하에서 소수 단위 매매가 가능하도록 업계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에선 일부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거래를 할 때만 소수점 단위 거래를 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미국·영국 등 일부 국가의 증권사에서는 소수점 단위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