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9일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한국인 유튜버의 동영상에 공개된 협박 편지 일부. 편지 봉투 안에는 협박 편지 외에 하얀 가루까지 넣어져 있었다고 해당 유튜버는 소개했다. 욕설은 전부 숨김 처리. /유튜브 캡처

최근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가 유튜버에게 익명으로 보낸 협박 편지가 화제가 됐다.

익명의 발신인은 편지에 “평생 발레파킹하고 고생해서 벌어놓은 2만불 목돈이 다 날아갔다”면서 “아이들 학비로 모아둔 돈이다, 주린이들 존버하라고? FNGU 4월 말까지 가지고 간다고?”라고 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튜버가 FNGU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는 내용을 접하고 묻지마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시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는데, 큰 손해를 보고 화가 나서 협박 편지까지 보냈다니 FNGU는 어떤 상품이었던 걸까?

올해 FNGU의 주가 흐름 추이.

FNGU의 정식 상품명은 ‘MicroSectors FANG Index 3X Leveraged ETN’이다. 지난해 수익률 300%로, 괴물 같은 성과를 올렸다.

ETN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한데, 여러 종목들을 묶어서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FANG을 비롯한 기술주에 3X(3배 레버리지)로 투자한다.

FANG은 미국 IT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 등 4개 기업이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수익도, 손실도 3배로 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아직 한국에는 도입되지 않았는데, 야수의 심장을 가진 한국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다. 한국 투자자들은 FNGU를 ‘흥구’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FNGU는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결제 금액(매수+매도)이 7억3052만달러(약 8180억원)에 달해 해외 종목 중 상위 3위에 올랐다. 지난 3월에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FNGU의 지난 4월 30일 종가는 전날보다 5% 하락한 32.11달러였다. 지난 2월 44.08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FNGU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기술주가 흔들리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FNGU는 지난 2월 16일 최고점 대비 27%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1%도 채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3X 상품 수익률은 지수와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레버리지 상품은 선물 거래를 동반해서 수수료가 일반 상품에 비해 비싸고, 박스권 장세에서는 장기 투자시 개별 종목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