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에 올라온 나이키 운동화 화형식 / 인터넷 캡처

지난 25일 중국에선 나이키 신발이 활활 불타고 있는 자극적인 사진이 화제였다. 해당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중국 네티즌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나이키 제품은) 안 사면 된다”고 밝혔다.

나이키, H&M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패션 브랜드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면화를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중국에서 불매 운동이 불붙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운동화 화형식 장면까지 등장했다.

중국의 불매 운동은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주가를 급등시켰다.

올림픽 체조 스타인 리닝이 만든 스포츠업체 리닝과 ‘중국의 나이키'라고 불리는 안타스포츠가 지난 25~26일 주가가 14% 뛰었다. 혹시 한국 패션 브랜드 주가에 수혜가 있진 않을까 기대했던 국내 주주들은 실망했다.

리닝이 뉴욕 패션 위크에서 선보인 컬렉션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강력한 소비 파워에 주목해 홍콩에서 돈을 굴리고 있는 안주희 미래에셋운용 상무는 “중국 경제 부흥기에 자란 젊은이들이 자국에 대한 인식이 훨씬 긍정적”이라며 “2018년 미·중 갈등을 잘 이겨내고 또 지난해 코로나 충격도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극복하면서 젊은 층의 중국 자긍심은 더 커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중국 젊은 층이 중국 토종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 상무는 지난 2013년 국내에 출시된 ‘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펀드'를 굴리고 있다. 리닝과 같은 아시아 소비 성장 관련 30~35개 종목에 압축 투자하며, 설정 이후 수익률은 146%다.

그는 “지난 2019~2020년 기준 해외 패션 브랜드는 -6%로 역성장했지만 본토 패션 브랜드는 2% 성장하면서 앞질렀다”면서 “화장품 역시 지난해 열린 온라인 쇼핑 세일(618행사)에서 판매 상위 5개 브랜드 중 현지 브랜드가 2개를 차지하는 등 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의 안주희 매니저.

안 상무는 이어 “아시아 소비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가 아니냐며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중국의 경우 인구 대비 여권 소비자 비율은 아직도 전체 인구의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낙 중국 인구가 많다 보니 아주 미미한 보급률 상승에도 시장이 굉장히 커버린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생겼을 뿐, 중국 소비 시장 성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코로나 이후 각국 정부가 돈을 풀면서 전체 시장도 좋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올해는 종목별로 성과 차이가 벌어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아시아 소비 성장 테마는 이런 변동 장세에서도 가치 있는 투자 대안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