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서 1년여 만에 본격 영업에 나선 케이뱅크 가입자가 최근 200만명을 돌파했다. 영업 정상화 이후 최근 5개월 동안에만 가입자가 65만명 몰렸다. 금융권에선 “올해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은행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케이뱅크가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의 ‘컴백’은 여·수신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수신 잔액은 1조4700억원, 여신 잔액은 1조4500억원 불어났다. 2017년 4월 출범 후 순항했던 1년간 실적(수신 1조290억원, 여신 1조300억원 증가)보다 지난 5개월 성적이 더 좋았던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해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공모주 청약 증거금 대출 이벤트’ 등 기존 금융권에 없었던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대환(갈아타기) 대출을 2종의 서류만으로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 지난달 평균 대출 금리가 연 2.27%(분할 상환 방식)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평균 금리(연 2.61~2.85%)보다 낮았다. ‘빅히트’ 공모주 청약 증거금을 최대 4500만원까지 무이자로 대출해준 ‘신용대출 플러스 이벤트’에는 2만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그러나 올 3분기(7~9월) 케이뱅크는 7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 분기(449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가입자 수 1340만명에 3분기 406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린 카카오뱅크와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케이프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인터넷 은행은 자산 성장에 비해 판매 관리비 증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자본 확충 문제가 해결된 케이뱅크도 카카오뱅크와 유사한 궤적을 보일 것”이라며 “현재보다 자본 규모가 4000억~5000억원 정도 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뱅크의 현재 자본금은 9000억원으로, 내년 추가 증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의 수시입출식 예금 상품인 플러스박스. 최대 1억원까지 은행권 입출금 통장 가운데 최고 수준인 연 0.7% 이자를 준다. /케이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