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주부 이모(42)씨 가족은 지난달부터 생수를 사서 마시고 있습니다. 쓰고 있던 코웨이 정수기가 고장 나 수리 요청을 했지만 수리 기사가 지금껏 방문조차 하지 않은 탓입니다. 회사 측에 문의하니 “노조 파업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민주노총 소속 코웨이 설치·수리 기사들이 부분 파업·태업 중이라 일손이 달린다는 겁니다. 코웨이 기사 1450여 명 중 90%가 민노총 소속입니다.

이씨처럼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파업 때문에 기사가 못 온다는 문자만 달랑 하나 받았다” “AS를 기대하면 안 된다” “파업이라고 기사가 안 오는데 무슨 파업을 매년 하느냐”는 글을 올리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웨이 노조는 2019년 이후 해마다 파업을 했습니다. 특수고용직 신분이던 설치·수리 기사들은 2019년 10월 노조를 결성해 직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이듬해 6~8월에도 파업을 했습니다. 2020년 초 코웨이를 인수한 넷마블은 같은 해 8월 노조 요구를 수용해 설치·수리 기사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했습니다.

◇ 노조 요구에 정규직 전환했는데 “월급 적고 일 많다” 노조, 또 파업

하지만 노조는 정규직이 되자 이번에는 다른 이유로 파업을 벌였습니다. “기본급이 너무 낮다” “회사가 하루 업무를 너무 많이 할당한다”며 지난해 10월 말과 12월 말 두 차례 총파업을 벌였고, 이후 지금까지 수리 업무는 거부한 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설치 업무만 하는 부분 파업과 태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노조는 “타 업체보다 일은 많고 임금은 적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회사 측은 “타 업체는 설치·수리 기사가 영업 같은 다른 업무도 겸하는데 노조가 이런 사실은 모른 체한다”고 반박합니다. 회사 측은 코로나 확진자와 필수 업무 인력만 제외하고 남성 직원 50%를 현장에 투입하고 있고 28일부터는 여직원들도 교육을 거쳐 투입할 예정입니다.

코웨이는 30년째 국내 정수기·비데 렌털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코웨이 렌털 계정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약 650만개입니다. 국내 가정에 비치된 코웨이 제품만 650만대라는 뜻입니다. 사용자를 수시로 볼모로 잡는 노조의 행태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더 참아줄지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