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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카카오와 맘카페에서 배운 창업과 성공 비결

당근마켓이 왜 이름이 ‘당근’인지요? 당신 근처의 마켓이란 뜻이랍니다. 당신 근처란, 반경 6km입니다. 막상 동네라고 하기엔 꽤 넓죠. 2021년 4월 MAU(월 활성 이용자) 1500만명을 넘었습니다. 2018년 8월 100만이었죠. 스타트업 창업할땐 다들 이런 숫자, 한번씩 꿈꿔보지 않으셨나요.

1978년생인 김용현 공동창업자는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하고 잠깐(4년) 삼성물산 상사부문(금융팀과 해외영업팀)에 있다가, 2007년 네이버로 옮깁니다. 2011년엔 당시엔 스타트업이었던 카카오로 옮겼죠. 2015년 창업한게 당근마켓입니다.

시샘이 날만한, 거의 완벽한 프로필입니다. 외모마저도 상위 00%에 들 정도입니다.(※이건 순수한 쫌아는기자들의 정성적인 평가입니다). 시샘 탓인지 조금은 챌린지하는 인터뷰의 시작입니다.

왼쪽이 김용현 창업자. 오른쪽은 공동창업자인 김재현 공동 대표.

당근하러 갈때 쭈뼛하잖아요. 본인은 해보셨나요.

대치동 살고, 얘가 둘이예요. 주로 와이프가 거래하고, 저는 심부름요. 당근해보면 조금씩 노하우라고 할까, 감이 와요. 버스정류장에서 세 명 정도가 있으면, 감이 잡혀요. 주변을 두리번하는 분과 눈빛 교환을 하는거죠. ‘당근이세요’하면 잘 맞아요.

‘아닌데요’하면 쭈뻣하죠. 가끔 실패해요. 안심통화를 그래서 만들었었요. 한달쯤 됐어요. 당근 안심번호고, 본인과 상대방 번호 모두 노출하지 않고, 한시간 이내에 통화가 되는 방식이죠.

최근에 아이를 위해 200만원짜리의 야마하 전자피아노를 득템했어요. 예전에 얘들 땅콩 책상, 거의 새거를 5만원에 득템하기도 했죠. 사용감도 거의 없구요. 5분의 1 가격예요. 생각보다 무거운 제품이라서 어차피 택배 거래는 안되고, 버리긴 아깝고, 필요한 동네 주민에게 싸게 내놓으신 거죠. 3~4년 잘 쓰고, 부모님 댁에 갔다놨는데 부모님이 당근으로 무료 나눔했어요.

얼마전엔 집에서 안쓰는 ‘플레이도’(찰흙)를 내놓고 집 근처서 기다리는데 초딩이 온거예요. “제가 점토놀이 좋아해서, 엄마가 당근으로 사줬어요”라며, 직접 픽업 온거죠. 그게 부피가 이만해요. 그걸 좋아하면서 들고가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대치동처럼 일부 지역에만 좋은 당근이 많다는 불만도 없지 않아요.

강남구에 좀 몰리는건 사실이에요. 일부러 강남쪽 와서 동네 인증해서 구매하는 분도 없지 않구요. 예컨대 강남구의 타깃 인구 침투율이 100%를 넘었어요. 타깃인구는 20~64세까지 해당 지역의 인구이고, 침투율은 사용자 비율입니다. 강남구 타깃인구는 36만명인데, 이용자는 39만명요. 강남에 직장 다니는 분들이 이쪽에서 거래에 참여하다보니 나온 현상이죠.

당근에 왜 다들 열광할까요.

솔직히 코로나 영향이 컸어요. 집에 오래 머무니까, 가구나 인테리어, 중고거래에 눈이 가요. 집을 정리하고 싶고 팔고, 밖에 산책하고 싶고 그래서 당근할때 나가고, 이게 먹힌 것 같아요. 판매 물건 많아지니 고객 모이고 그러니 물건 더 모이고, 고객은 더 많아지는 선순한요. 6km 제한인데도 거래하기가 충분해졌죠.

당근의 중고 거래 전략요? 판매자는 구매자가 동네로 오니고 편해요. 예전엔 중고거래하려면 박스 구하고 포장하고 우체국 가야했지만 그런 불편함이 사라졌어요. 구매자 입장에선 싸고 빠른 구매요. 직거래하니 사기가 불가능하고요.

신뢰 문제를 해결한거죠. 중고거래의 고질적인 문제가 이거였거든요. 지역 베이스라 덤으로 과자도 주고, 손편지도 주고, 동네 주민간 따뜻한 거래가 생기고요. 사고파는게 재밌어지는거예요.

사실 다 설계한게 아니고, 동네 사람들이 거래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아, 이런게 따뜻한 거래 문화겠구나’하고, 오히려 배웠어요. 의도했다기보단. 좋은 아기침대를 기꺼이 동네 이웃에게 싸게 팔고, 또 고맙다고 사신 분들이 과일 바구니 들고 찾아오는, 그런 따뜻한 거래요. 손편지를 쓰는 분들도 적지 않고요. 고객에게 우리가 하는 일이 뭔지를 배웠죠.

당근에게는 미안하지만, 좀 허접한 유튜브 동영상입니다. 1분짜리요. 하지만 이런게 2015년 갓 창업한 스타트업 당근마켓의 열정일지도 모릅니다.

침투율 말씀하셨죠. 대한민국 소비자에게 얼마나 스며들어있나요, 당근은.

평균 60%예요. 침투율을 왜 집착하냐면, (창업할 때 의도한 목적은) 동네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고 싶었어요. 동네서 식당해보세요. 막상 홍보할 수단이 없어요. 전단지인데, 효율이 안돼요. 인건비 많이 들고요. 소비자들은 전단지 받을때 경험이 안 좋은데다 받는다한들 대부분 버리죠.

동네 주민의 60%, 70%가 쓰는 앱이 있다면, 그리고 식당 자영업자 분들이 클릭 몇번으로 5분이면 광고를 만들 수 있다면, 바로 그 동네 소비자 대상으로 가게와 상품을 알려준다면, 그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마케팅 툴이 되지 않겠어요?

목표는, 50~60대 (자영업자) 분들이 카톡 정도의 쉬운 난이도로 몇번만 터치하면 광고할 수 있는, 그런 소통 앱이예요.

우리 경험이기도 하고요. 2015년 창업하고, 판교에 있는 아파트에 전단지를 돌렸어요. 당시 이름은 ‘판교 장터(전 당근마켓)’예요. 전단지를 돌려서 앱 하나 설치하게 만드는데, 설치당 5000원 정도예요. 엄청 비싸죠.

일주일 단위로 100만원 뿌리면 200 다운로드가 나와요. 아파트에 전단지 붙이는게 공짜가 아니예요. 예컨대 200세대면 전단지 붙이는데 일주일에 10만원을 관리사무소에 내야해요. 잠실의 큰 단지는 일주일에 20만원도 가요.

당근도 2015~2016년 2년간 열심히 전단지했죠. 아파트 문앞에 붙이는 것도 했는데 1만장 뿌리면 5000장만 들어가요. 아르바이트 분들 쓰는데, 그분들도 힘드니까, 절반은 안 붙이고요.

동네 식당도 비효율을 알지만, 그래도 전단지 할 수밖에 없어요. 이것밖에 없으니까.

우린 그래도 젊으니까 해볼때까지 해봤어요. 판교마켓일 때, 그니까, 창업 첫해 판교에서 IT기업 직원들간에 중고거래를 노릴때죠. 드론도 띄웠어요. 판교역에서 내리면 다들 육교를 지나가야했거든요. 그 위에 드론.

한달간 출퇴근 시간에 ‘판교마켓’이란 현수막을 든 드론을 띄웠죠. 40분 날리고 설치수는 2명이었어요. 주변에서 ‘그거 불법이야’라고 말해줘서 스톱했죠. (@허가받지 않고 공공 장소에서 공중에 물체를 날리는 행위는 엄밀하게는 불법이다. 요즘은 일부 규제가 개선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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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원문에 실린 사진과 그래픽입니다.


초창기의 당근마켓 마켓팅. 김용현 대표는 "해볼만한 마케팅은 다 해봤다"고 하더군요. 여기 뒷모습 가운데 김용현 대표는 몇번째일까요. 아니, 그보다 7명은 빌라 앞에서 대체 어떤 마켓팅을 하고 있는걸까요.


왼쪽이 공동창업자인 김재현 대표, 오른쪽이 김용현 대표입니다. 근데 쫌아는기자들은 인터뷰때 두 분이 친한 사이인지를 못 물었네요. 의외로 공동창업자 분들이 안 친한 경우가 많다는게 통설이라서요. 구독자 분 중에 대신 물어봐 주세요.


김용현 창업자가 자랑한, '가장 뿌듯한 당근 경험'. 플레이도를 나눔 거래했는데 가져간 초3이 너무 귀여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