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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아는기자들 2호는 자칭 피자광입니다. 새로 생긴 피자집이 소문이 들리면, 일단 갑니다. 신메뉴는 주문합니다. 서울의 웬만한 피자집은 섭렵했죠.

뉴스레터 [스타트업]이 고피자의 임재원(32) 대표를 마포 본사에서 만났습니다. 명함을 주고받고는 곧장 “피자 맛 좀 보죠. 제일 자신 있는 메뉴로 부탁합니다”고 했죠. 한 뼘보다 조금 큰 1인용 피자를 주더군요. 화덕에서 구운 얇은 도우는 바삭, 입 안에선 씹힐 때 찰진 느낌, 그리고 감히 치즈 맛에 반기를 들지 않는 토핑…. 맛있는 인터뷰를 시작했죠.

고피자의 임재원 대표.

왜 하필 피자예요.

어렸을 때 어머니가 형 유학 뒷바라지하느라 한국에 안 계셨고, 대학 때는 싱가포르에서 유학했어요. 패스트푸드의 삶이죠. 맥도날드를 일주일 두~세 번씩 먹었죠. 하지만 좋아하는 피자는 자주 못 먹었죠. 혼자 먹기 어렵고, 비싸고, 오래 기다려야 해요. 이런 문제를 개선해 사람들이 더 많이 피자를 먹게 하자는 막연한 아이디어가 시작이죠.

도미노, 피자헛, 파파존스 등도 맛있지 않나요. 수제 피자가 아닌 한, 뭘 더 개선한다는 거죠.

도미노나 맥도날드의 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피자가 있어요. 이걸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기술을 활용하면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고 봤죠.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피자요?

전 세계의 피자 캐주얼화라고 봐요. 예전엔 피자는 되게 큰 마음 먹고 하는 외식이었고, 비싸고, 배달도 오래 걸렸어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예요. 더 싸고, 가볍고, 쉽고 빠르게 먹는 음식으로 변화, 그게 새로운 피자죠. 제가 ‘그런 피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시장 조사를 해보니 미국에서 패스트캐쥬얼이라는 음식 카테고리가 새로 생겼어요. 패스트푸드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사이 음식이죠. 그 트렌드를 리드하는 것이 피자였거든요. 피자는 두 가지예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제대로 구워먹는 값비싼 화덕피자와 도미노나 피자헛처럼 배달하는 오븐 피자요. 그런데 그 중간이 없어요. 화덕 피자처럼 조금은 특별한 맛인데, 가격은 살짝 저렴한 카테고리요. 사실 햄버거엔 이런 패스트캐쥬얼 카테고리가 확고해요. 유명한 수제버거집과 맥도날드 사이에서 쉑쉑버거나 인앤아웃이 소비자의 중간 니즈를 잡고 성공했어요.

햄버거가 하는걸, 피자라고 못하나요. 미국에는 블레이즈 피자나 모드 피자가 등장했죠. 고피자보다 조금 앞선 시기에 생겼어요. 모드 피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토핑을 골라 넣는 피자에요. 치폴레(미국의 타코 브랜드. 매장에서 원하는 토핑을 고르면 직원이 나만의 타코를 만들어준다)의 피자 버전에 가깝죠.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과 함께 쭉 같이 토핑을 고르고, 그 피자를 화덕에서 구워줘요. 고피자도 그런 트렌드의 일부죠.

중요한 대목은 얼마나 빨리 글로벌 프랜차이즈와 해외 패스트캐쥬얼 피자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고, 빠르게 매장을 늘리느냐의 문제죠. 도미노 피자가 매장 100개 낼 때, 저희는 1000개를 낸다는 목표로 달려야 해요.

잠깐만요. 치킨도, 햄버거도 레드오션인데 피자만 예외다?

네. 다른 요식업은 레드오션이지만 피자는 아닙니다. 아까도 말했잖아요, 피자 시장엔 쉑쉑버거와 인앤아웃이 없잖아요. 타깃을 명확히 하면 승산이 있는 시장입니다. 이전의 다른 피자 프랜차이즈와 차별화했죠. ‘햄버거처럼 더 빠르게 만들고, 더 저렴하게 만들자’는 거죠. 일단 사이즈가 작죠.

하지만 무엇보다 제조 방식을 바꿨죠. 기존 피자는 도우를 매장에서 발효, 숙성해 오븐에 굽죠. 사실 기존 피자의 원가 상당 부분은 매장 내에서 굽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예요. 저희는 공장에서 초벌한 도우를 매장으로 보내고, 그걸 자동 화덕에 넣어 빠르게 구워내요. 화덕 자동화가 인건비를 줄여요.

피자의 맛은 도우, 토핑, 굽는 방식이 좌우해요. 중요도는 도우, 굽는방식, 토핑 순이요. 고피자는 도우와 굽는 방식을 혁신하는 스타트업이죠.(※쫌아는기자들 2호의 귀에는 토핑을 클로즈업해 광고하는 경쟁사의 TV CF를 에둘러 비판하는 소리로 들렸다.)

개요

◇고피자는 할 수 있지만, 피자헛은 못하는 혁신이란? 그리고 왜?

도우 공장이 있다고요?

스케일업을 생각했죠. 매장 10개일 때 도우 공장을 지었죠. 우리의 초벌 도우가 세계에서 품질과 가격에서 제일 좋다고 자부해요. 타사 제품들과 배합도, 공정도 달라요. 사업 초기에는 초벌 도우를 다른 공장에서 받았어요. ‘고피자 정말 맛없다’는 고객 리뷰가 쏟아졌고, 결국 도우의 문제였죠. 직접 도우 공장을 지었어요. 밀가루, 베이커리 전문가들을 모아서 배합을 새로 했어요. 공장 설비 중 일부는 직접 개발했고 공정도 짰어요.

고피자의 경쟁력은 화덕이라고 하셨죠. 근데 의문점요. 고피자가 할 수 있는 걸, 왜 도미노피자나 피자헛 같은 브랜드들은 못한다는 거죠.

화덕은 장단점이 있어요. 장점은 빨리 구울 수 있다는 것. 그런데 그만큼 열이 강해 피자 도우가 두꺼우면 밖에는 타고 안에는 안 익어요. 피자 프랜차이즈는 각 가맹점 현장에서 도우를 만드는데, 얇은 도우가 쉽지 않아요. 두꺼운 도우는 화덕에서 구우면 전부 타요. 우린 얇은 초벌 도우를 매장에 보내, 화덕을 쓸 수 있죠.

사실 화덕은 쓰기 어렵고, 생산성이 떨어져요. 수제 피자집에서 직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화덕 앞에 붙어 있는 장면 본 적 있으시죠. 화덕에 도우를 넣으면 그만이 아니거든요. 화덕 안에서도 피자의 위치를 바꿔주고, 피자 하나씩 기억했다가 시간 맞춰서 화덕에 빼야죠. 이게 다 인건비죠. 그래서 표준화와 생산성이 중요한 글로벌 업체들은 화덕을 옵션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고피자는 수십개 매장에 화덕을 설치했죠.

자체 개발한 화덕, 고븐(Goven)은 화덕 안에 돌판이 있어요. 돌판에 피자를 얹고, 돌판을 턴테이블처럼 돌려요. 화덕 안에 도우 위치를 조정하지 않고도 열이 골고루 가죠. 화덕 온도도 오븐 스스로 잰 다음에 온도가 많이 올라가면 식히는 방식이에요. 직접 개발했죠.

이게 1.0 버전이에요. 최근 막 개발 완료한 고븐 2.0은 더 편해요. 1.0은 사람이 돌판 위에 도우를 올려놓고 화덕에 넣었죠. 2.0은 도우를 오븐 입구에 두면 기계가 피자를 돌판에 얹고, 다 익으면 밖으로 꺼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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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원문에 실린 사진과 그래픽입니다.

고피자의 고븐. 화덕 안에 턴테이블처럼 돌아가는 돌판이 있다.
푸드트럭에서 피자를 팔던 시절, 고피자 트럭과 임재원 대표.
년도별 직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