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처럼 많은 다리로 보행하는 로봇이 개발됐다. 돌밭과 같이 울퉁불퉁한 지형에서도 자세 제어나 감지 센서 없이 이동할 수 있어 탐사나 수색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 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지네로봇./조지아 공대

조지아 공과대학 연구팀은 지네의 움직임을 본 딴 로봇을 개발했다고 4일(현지 시각) 밝혔다. 로봇에 다리를 한 쌍씩 추가할수록 보행하기 어려운 지형에서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증가한다는 ‘공간 중복성’ 원리에서 지네 로봇을 착안했다. 다리가 많으면 한 쪽 다리가 흔들리더라도 다른 다리들로 중심을 잡으며 계속 나아갈 수 있다. 연구팀은 “노이즈가 많은 통신 환경에서 메시지를 보낼 때 일반적인 방법보다 메시지를 조금씩 끊어서 반복적으로 보내는 게 더 효과적인 것과 원리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만드는 2족 보행 로봇은 균형을 잡거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 많은 센서가 필요하다. 고가의 센서가 장착된 로봇은 충격에 약할 뿐더러 미리 대비하지 못한 상황이 닥쳐도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센서가 많을수록 수색이나 구조, 화성 탐사 등의 극한 환경에서의 활용도도 떨어진다. 지네 로봇은 이러한 환경에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네 로봇의 다리 수를 6개에서 16개까지 늘려가며 로봇을 시험했다. 다리가 늘어날수록 로봇은 더 민첩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지네 로봇이 최소 에너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다리 개수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조지아 공과대학 연구팀이 지네의 움직임을 딴 로봇을 개발했다./조지아 공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