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양과 질에서 모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양적 성장에비해 질적 성장은 더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반도체 기술 분야에 대한 분석 보고서 ‘학술논문 데이터로 본 글로벌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을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KISTI는 반도체 기술 관련 인용주제 100선을 선정하고 2000-2021년에 출판된 192만6890건 논문을 대상으로 주요국의 연구 수준을 분석했다.

◇중국, 양·질에서 모두 성장

전체 논문 수 비교에서 미국은 1기(2000-2005년)와 2기(2006-2010년)에 1위였으나, 중국이 3기(2011-2015년)에 미국을 추월해 1위로 올라섰다. 중국은 피인용 상위 10% 내의 논문 수 비교에서도 4기(2016-2021년)에 1위를 차지했다. 연구 규모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측면에서도 성장한 것이다.

세부 주제별 영향력 지수 분석에서 중국은 나노입자, 유기반도체, 광촉매 등의 연구 주제에서 이미 미국을 앞질렀으며, 나노전자기계시스템·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 등 유기 반도체 소재 및 응용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100개의 인용주제 가운데 50개가 넘는 인용주제가 피인용 상위 10% 영향력 지수와 활동도 지수 모두 기준보다 상위인 강점연구영역에 위치했다. 특히 장기간의 투자와 집중이 필요한 분야들인 반도체 설계 및 제작, 반도체 물성 분야의 연구 주제 위주로 강점을 보였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전통적인 기초과학 강국들도 반도체 관련 연구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연구 수준을 나타냈으며 중국은 주로 유기 반도체 소재 및 응용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은 질적 성장 부족

한국은 반도체 관련 기초 연구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연구 규모와 수준이 성장하고 있지만,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다소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나, 연구 활동도와 영향력 결합 분석에서 강점영구영역에 위치한 연구 주제가 10개 이하로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선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에 영향력이 높았던 분야들은 연구 규모가 증가한 이후 영향력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성을 보였다.

◇협력경쟁도 가속화

연구진은 반도체 관련 연구 분야의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기술경쟁 뿐만 아니라 협력경쟁도 가속화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주요국의 양자협력관계 분석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중국과의 협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협력은 유지되거나 감소하는 경향이었다.

국제협력논문 비율과 국제협력 대상국 수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증가했다. 중국은 국제협력논문 비율이 20% 내외로 비교 대상 10개국 중 가장 낮았으나, 분석기간 동안 국제협력 대상국 수가 급격히 증가해 2021년에는 비교 국가들 중 가장 많은 국가(2021년 기준 113개국)와 협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