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천문연

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달이 원시행성과 지구가 충돌한 직후 단시간에 만들어졌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돌 후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졌다는 기존의 가설과 다른 결과다.

영국 더럼대 연구진은 수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달의 형성이 느리고 점진적인 과정이 아니라 단 몇 시간 만에 일어난 과정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에 지난 4일 발표됐다.

1970년대 중반부터 천문학자들은 달이 지구와 ‘테이아’라 불리는 화성 크기의 원시행성이 충돌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충돌로 떨어져 나온 파편들로 수천년에 걸쳐 달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1969년 7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가져온 21.6kg의 달 암석은 달의 생성에 대한 첫 번째 단서를 제공했다. 암석의 나이는 약 45억 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 천문학자들은 테이아라는 행성과 지구가 충돌해 달이 생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유는 달과 지구의 암석 구성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행성과 충돌 후 달이 만들어진 과정에는 논쟁이 많다. 기존의 가설은 테이아가 충돌했을 때 그 충격으로 수백만개의 파편이 나왔고, 암석과 가스 등이 뒤섞이며 수백만년에 걸쳐 지금의 모습으로 합쳐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연구하기 위해 수퍼컴퓨터를 사용했다. 서로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물질의 힘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기존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경우 10만~100만개의 입자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지만, 연구진은 이번에 1억개의 입자로 계산했다. 연구진은 “높은 해상도로 더 자세히 연구할 수 있다”며 “더 큰 망원경으로 멀리 있는 행성이나 은하를 고해상도로 촬영하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파편들이 몇 시간 만에 달을 형성했다고 도출했다. 연구진은 더 확실한 연구를 위해서는 나사의 유인 달탐사 임무인 ‘아르테미스’를 통해 달 표면 아래 깊은 곳에서 암석 표본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럼대 물리학과 빈센트 에크 교수는 “달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면 알수록 지구의 진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