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를 개가 냄새로 알아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와 뉴캐슬대 공동 연구진이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개가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땀과 호흡을 구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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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스트레스를 받은 인간의 땀과 호흡을 구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 36명에게 9000부터 17씩 뺄셈을 계속하는 암산을 시켰다. 암산 결과를 큰 소리로 말하도록 하고 틀렸을 때엔 단호하게 지적했다. 암산을 3분 동안 이어가도록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임무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임무를 끝낼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며 압박을 줬다. 참가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도록 한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압과 심박수 등을 측정했다. 또 암산 전후에는 참가자들이 거즈로 뒷목 등의 땀을 닦도록 하고, 숨을 깊이 세번 내뱉도록 했다. 이런 방식으로 스트레스 전후의 땀과 호흡 샘플을 수집했다.

이후 네 마리 개에게 암산 전후 호흡 샘플들과 비어 있는 샘플들을 내놓고 암산 이후 스트레스 받았을 때의 샘플을 고르게 했다. 실험 결과 스트레스 상황의 샘플을 정확히 가려낸 횟수가 총 720회 가운데 675회로 집계됐다. 94%에 이르는 정확도를 나타낸 것이다.

연구진은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와 관련된 생리적 과정에서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변화를 냄새로 포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개들이 인간의 급성 스트레스와 관련된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다만 개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냄새 등을 포착헤 사람의 스트레스를 감지하는지 명확히 밝혀내진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가 불안, 공황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를 돕는 개들을 훈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개의 후각을 활용해 질병을 진단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미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탐지견이 소변과 타액 시료의 냄새로 코로나 감염자를 96% 정확도로 가려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