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송윤혜

회식 메뉴에 곰팡이가 만든 발효육과 동물세포 배양육이 오를 날이 멀지 않다. 가축 대신 미생물 발효나 세포 배양으로 만든 대체육이 식품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각종 대체육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대체 육가공 식품이 소비자의 입맛과 환경 보호라는 두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만 바꿔도 온실가스 절반 감축

독일 포츠담 기후변화연구소의 플로리안 훔페노데르 박사 연구진은 지난 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2050년까지 전 세계 소고기 소비의 20%를 미생물 발효육으로 대체하면 삼림 파괴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56%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식품 생산은 온실가스 배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가축용 사료를 키우려고 삼림을 농지로 바꾸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관개 용수 때문에 수자원이 고갈된다. 특히 소는 풀을 소화하면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방출한다. 메탄은 발생량이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온난화 효과는 배출 후 25년 동안 80배 이상이다.

미생물 발효육은 식감이 실제 고기와 비슷하고 오래전 상용화돼 육류의 환경 피해를 줄일 대체품으로 가장 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5년 상용화된 영국의 ‘퀀’이 대표적이다. 발효 탱크에서 곰팡이가 당분을 먹고 만드는 단백질에 달걀 흰자와 고기 맛을 내는 식물 향을 섞어 만든다. 다진 고기로 주로 팔지만 미국에서는 최근 스테이크용 덩어리 발효육도 나왔다.

연구진은 인구 증가와 소득 변화, 식품 수요 등 사회경제적 요인을 감안해 2050년이 되면 사료용 농지가 매년 800만헥타르(8만㎢)가 더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2020년보다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그만큼 삼림 파괴와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다,

하지만 육류 소비의 20%만 발효육으로 대체하면 삼림 파괴는 400만헥타르로 감소하고, 50%면 200만헥타르 밑으로 줄어든다고 예측됐다. 물론 육류 대체율을 높인다고 삼림 파괴 감소가 정비례하지는 않았다. 20%보다 대체율을 높이면 농업 구조 변화에 따른 비용이 추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앞서 핀란드 헬싱키대의 레이첼 마작 교수 연구진은 지난달 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식품’에 “육류나 유제품을 식물이나 미생물, 세포 배양으로 만든 제품 또는 곤충 단백질로 완전히 바꾸면 식품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과 물, 토지 사용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마작 교수 연구진은 소비자들이 신소재 단백질 식품을 선택하면 온실가스 배출은 83%까지 줄일 수 있으며, 물 소비는 84%, 토지 사용은 87%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레스토랑 1880은 지난 2020년 12월 미국 잇저스트의 배양육 닭고기로 만든 요리를 판매했다./Eat Just

◇대량생산으로 생산 단가 낮춰야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마켓데이터는 2019년 47억달러(약 5조9892억원)였던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가 내년에 60억달러(7조6458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육은 현재 미생물 발효육과 식물성 단백질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 임파서블 푸드는 식물성 단백질에 혈액 성분을 추가해 실제 고기의 색과 맛을 구현한 대체육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가축의 근육세포를 키운 배양육이 주목받고 있다. 2020년 11월 싱가포르 정부는 처음으로 미국 잇저스트의 닭고기 배양육 제품에 시판 허가를 내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배양육에 들어가는 소 혈청을 해양 미세 조류인 스피룰리나 추출물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출신들이 세운 씨위드가 이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 중이다. 국내 대형 식품 업체인 대상과 CJ제일제당도 배양육 개발에 뛰어들었다.

대체육이 일반화되려면 해결 과제도 적지 않다. 세포 배양육은 대량생산 기술이 개발돼 단가를 낮춰야 한다. 헬싱키대의 한나 투오미스토 교수는 네이처 논평 논문에서 “미생물 발효육 생산은 기존 소고기보다 전기를 더 쓰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또 발효육으로 대체하면 가축 부산물인 가죽과 우유는 어디서 얻을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