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코로나 백신. 모더나나 화이자의 mRNA 백신이 다른 방식 백신보다 뛰어나다는 비교 연구결과가 나왔다. mRNA 백신 중에는 모더나가 화이자보다 특정 항체를 더 많이 유도한다는 결과도 발표됐다./연합뉴스

코로나 백신은 mRNA(전령리보핵신) 방식이 바이러스나 단백질을 이용한 방식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mRNA 백신 중에는 모더나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특정 항체를 더 많이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mRNA 백신이 바이러스, 단백질 방식보다 우위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29일(현지 시각) “미국 라호야 면역학연구소가 코로나 백신의 효능을 같은 조건에서 직접 비교했더니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얀센과 노바백스 백신보다 뛰어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논문 사전출판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먼저 공개됐다.

라호야 면역학연구소의 셰인 크로티 박사 연구진은 4가지 백신 접종자에 대해 접종 전부터 접종 후 6개월까지 혈액을 채취해 면역세포인 T세포와 B세포, 중화항체 등 14가지 기준으로 비교했다. B세포는 바이러스에 결합해 세포 침입을 차단하는 항체를 생산하며,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공격한다. 4가지 백신은 모두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이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은 2회 접종 후 인체에서 유도한 중화항체가 6개월 동안 계속 감소했다. 반면 1회 접종하는 얀센 백신은 항체 수준이 mRNA 백신보다 적기는 해도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시간이 가면서 증가하기도 했다. 그래도 최종 백신 접종 후 6개월이 지났을 때 항체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백신 접종자가 얀센 접종자보다 많았다.

노바백스 백신은 2회 접종 후 mRNA 백신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를 유도했다. 하지만 노바백스 백신 접종자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T세포는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다른 세 백신은 T세포를 비슷하게 유도했다. 결국 mRNA 백신이 항체와 T세포 모두 다른 백신을 능가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벡터, mRNA, 바이러스 자체, 단백질 방식의 코로나 백신. 얀센 백신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를 만들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벡터)에 넣어 인체에 전달한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의 설계도 격인 유전물질 mRNA를 직접 몸속에 넣는다. 중국 백신은 독성을 없앤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로 만들었으며, 노바백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체에 투여해 항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웰컴 트러스트

◇임상시험만 보면 사과와 오렌지 비교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로버트 시더 박사는 네이처에 “이번에 그동안 연구 성과로 입증된 최고의 면역학자들이 정말 멋진 비교 연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의 설계도 격인 유전물질 mRNA를 직접 몸속에 넣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다. 얀센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벡터)에 넣어 인체에 전달한다. 노바백스 백신은 정제한 코로나 바이러스 단백질(합성항원)을 면역증강제와 함께 인체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지금까지 각사가 발표한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보면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은 2회 접종으로 각각 95%, 9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 노바백스 백신은 2회 접종으로 90%, 1회 접종하는 얀센 백신은 67%였다. 하지만 백신 임상시험이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수행됐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려웠다. 라호야 연구소의 셰인 크로티 박사는 “각각 다른 논문에 나온 백신 시험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역시 다른 3가지 백신은 각각 접종자를 30명씩 분석했지만 노바백스 백신 접종자는 12명에 그쳐 완벽한 비교로 보기에 한계가 있다. 최근 각국에서 실시한 추가접종(부스터샷)의 효능도 비교하지 못했다. NIAID의 시더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방역당국이 세 번째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허용하기 이전에 시작돼 표준적인 2회 접종(얀센은 1회)만 비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라호야 연구소의 알레산드로 세티 박사는 “이번 결과가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며 “여러 가지 다른 변수에 대해 포괄적인 평가를 제공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항체들. 코로나 완치 산모가 분비하는 모유에는 IgA, IgG, IgM 등의 항체가 들어있다./브리태니커

◇모더나가 화이자보다 더 다양한 항체 유도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모더나와 화이자의 mRNA 백신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하버드 의대의 갈릿 알터 교수 연구진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을 접종받은 의료진의 혈액을 분석했더니 둘 다 강력한 면역반응을 보였지만 모더나 백신이 특정 항체를 더 많이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백신은 임상 3상 시험에서 모두 뛰어난 코로나 예방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백신 투여에서 모더나 백신이 델타 같은 변이에 대해 화이자 백신보다 더 강력한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결과도 나왔다.

연구진은 두 가지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73명을 분석해 어떤 점이 다른지 분석했다. 28명은 모더나 백신을 맞았고 45명은 화이자 백신 접종자였다. 혈액 분석 결과 모더나 접종자에서 이뮤노글로불린A(IgA) 항체가 더 많았다. IgA는 혈액 항체의 15%에 그치지만, 침이나 눈물, 모유 등 다양한 곳에서 발견된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호중구세포와 자연살해세포를 유도하는 항체도 모더나 접종자의 혈액에 더 많았다.

연구진은 면역반응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실제 예방 효과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는 분석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여러 한계가 있지만 두 가지 mRNA 백신이 유도하는 면역반응의 질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