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마비 환자가 척수에 전극을 이식받고 다시 걷는 모습./스위스 로잔연방공대

교통사고로 허리 아래가 완전 마비됐던 환자가 신경에 전극을 이식받고 다시 걸었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의 그레고어 쿠틴 교수와 로잔대병원의 조슬린 블로흐 교수 연구진은 “1년 이상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 3명의 척수신경에 전극을 이식하고 전류를 흘렸더니 다시 걷고 물에서 발차기도 할 수 있었다”고 7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밝혔다.

하지 마비 환자가 척수에 전극 이식받고 다시 걸었다./스위스 로잔연방공대

그간에도 마비 환자의 척수에 전극을 이식하고 신경을 자극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척수 손상이 덜해 신경이 온전한 경우였다. 반면 이번 연구진은 처음으로 척수가 완전히 손상된 환자에게 전극을 이식했다.

전극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태블릿 컴퓨터로 원하는 운동 형태를 선택하면 복부에 이식한 신경자극기가 그에 맞게 척수신경의 전극에 전류를 전달한다. 다리 근육은 증폭된 신경신호에 따라 움직여 환자가 일어서거나 걸을 수 있다.

쿠틴 교수는 “척수 손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한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질은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휠체어만 타던 환자가 몇 시간씩 일어서고 걷는 것만으로도 심혈관과 장기 기능이 좋아지고 골밀도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욕창 위험 역시 크게 줄어든다. 연구진은 앞으로 70~1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 미국에서 승인받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