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뜬 헬리콥터./NASA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9일 화성에서 초소형 무인(無人) 헬리콥터인 ‘인저뉴어티(Ingenuity, 독창성)’의 첫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

인저뉴어티는 한국 시각으로 19일 오후 4시 30분(화성 시간 오후 12시 30분) 3m 상공까지 비행했다가 착륙했다.

19일 오후 4시 30분(한국 시각)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서 인류 최초로 무인 헬기 비행에 성공했다/NASA

이로써 인저뉴어티는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이래 처음으로 지구가 아닌 곳에서 인류가 만든 비행체가 하늘을 처음으로 나는 기록을 세웠다. NASA는 비행 성공 기원을 담아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항공기 플라이어 1호기의 한 조각을 인저뉴어티에 부착했다.

화성헬기 인저뉴어티가 비행에 성공해 찍은 화성 표면과 자신의 그림자./NASA

인저뉴어티의 비행 모습은 화성 상공의 우주선을 거쳐 지구로 데이터가 오다보니 비행 영상은 오후 7시 52분부터 NASA TV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방영됐다.

NASA는 당초 12일 오전 11시 54분(한국 시각, 화성 시각 11일 오후 12시 30분)에 약 30초의 비행시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헬기는 태양전지에서 나온 전기로 작동하기 때문에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화성의 낮에 비행을 한다.

하지만 NASA는 10일 진행된 날개 고속 회전 시험에서 명령 신호가 예상보다 일찍 끝나는 문제점이 발생해 시험 비행 일자를 14일 이후로 연기했다.

◇5차례 비행 시험 계획

인저뉴어티는 지난 2월 18일 NASA의 화성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의 배 밑에 붙어 화성에 도착했다. 무게 1.8㎏, 높이 49㎝에 길이 1.2m 회전 날개 두 개를 장착하고 있다.

무인 헬기 인저뉴어티는 지난 2월 18일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배 아래 붙어 화성에 도착했다./NASA

화성의 헬기 비행이 어려운 것은 공기가 지구와 판이하기 때문이다. 헬기는 날개 주변으로 공기가 빠르게 흘러가야 공중으로 기체를 띄우는 양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화성 대기는 지구의 1%에 불과해 그런 힘을 만들지 못한다. NASA 과학자들은 날개의 회전 속도를 높여 희박한 공기의 한계를 극복했다.

인저뉴어티는 날개 두 개를 반대 방향으로 1분에 2500번씩 회전한다. 이는 지구의 헬리콥터보다 5~6배나 빠른 속도이다. 지구에서는 공기가 날개가 튀지 않게 눌러준다. 화성에는 그런 공기가 없어 탄소복합재로 지구보다 좀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오른쪽)과 무인 헬기 인저뉴어티(왼쪽)./NASA

◇화성의 공중 탐사 시대 개막

인저뉴어티는 첫 비행을 시작으로 30일 동안 총 5번의 비행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 5m 높이에서 300m까지 비행하는 것이 목표이다.

화성 헬기의 비행 시험이 성공하면 추후 화성 탐사에 헬기를 동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헬기는 이동형 탐사 로버가 가지 못하는 곳도 탐사하고 궤도선보다 낮은 고도에서 지면을 더 상세히 탐사할 수 있다.

무인 헬기 인저뉴어티의 화성 비행 시험 계획./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