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육종 기술로 개발한 배롱나무 신품종 루비비비드 ./한국원자력연구원

국내 원자력 기술로 개발한 배롱나무 신품종이 세계 화훼산업 1위 국가인 네달란드에 진출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 육종 기술로 배롱나무 품종 ‘루비비비드’, ‘루비인텐스’, ‘로시스위티’, ‘로시러블리’, ‘체리다즐링’을 개발해 종묘·조경 전문기업인 ㈜우리씨드에 기술이전했다”고 22일 밝혔다.

우리씨드는 내년부터 협력업체인 네덜란드 플랜팁사와 3년간 현지 재배시험을 거친 후, 로열티를 받고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배롱나무는 백일홍처럼 오래 꽃을 피워 백일홍나무라고도 불린다. 키가 5~6m로 여름에 핀 꽃이 초가을까지 이어진다. 정원수로 인기가 높지만 나무가 커 화분에 키우거나 울타리 정원용으로는 활용이 어려웠다.

원자력연구원 방사선육종연구실은 배롱나무 재래종 종자에 방사선인 감마선을 쏘아 돌연변이를 유발했다. 이 방법으로 크기가 작은 루비비비드, 루비인텐스, 로시스위티, 로시러블리 4개 품종과 잎이 짙은 자색을 띄어 관상 가치가 높은 체리다즐링 품종을 개발했다.

방사선 육종 기술은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삽입하는 유전자변형기술(GMO)와 달리 빛과 유사한 방사선으로 돌연변이 발생 빈도를 높이는 기술로, 오랜 기간 안전성이 입증됐다. 원자력연구원은 그동안 벼, 콩, 무궁화 등 신품종 30여 종을 개발해 보급했다

원자력연구원은 국산 품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액 기술료 없이 기술을 이전하고, 나중에 해외 로열티의 50%, 국내 매출액의 3%를 기술료로 받기로 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국산 장미 품종은 2014년에 2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거둔 바 있어 배롱나무 신품종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김진백 원자력연구원 방사선육종연구실장은 “배롱나무를 시작으로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 보급해 국내 화훼 농업의 선진화를 지원하고 방사선육종기술 성과 확산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