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도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에서 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지하 주차장 철근 누락이 적발된 아파트 단지 15곳과 관련된 업체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4일 밝혔다. 고발 대상은 해당 단지의 설계, 시공, 감리 연관 업체 74곳과 업무 관련자들이다. 이들 중에는 LH 출신 전관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이들이 핵심 철근 부품인 전단 보강근을 시공하지 않았거나 잘못 시공해 주택법과 건축법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시공 중 붕괴되자 국토교통부는 검단 아파트와 동일한 무량판(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 하중을 지탱하는 방식) 설계가 적용된 LH 아파트 91곳의 지하 주차장을 점검해 15곳에서 전단 보강근 누락 사실을 적발했다. 전단 보강근은 기둥과 접하는 천장 면에 과도한 하중이 집중돼 뚫리는 것을 막으려 설치하는 주요 자재다.

LH는 경찰 수사를 통해 법규 위반이 발견되면 설계와 시공, 감리를 맡았던 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해 입주민 피해 보상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고발 대상 업체 중 상당수는 LH 출신 임직원들이 취업해 있는 곳이어서 경찰 조사를 통해 입찰 심사 등의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도 가려질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LH는 이번 부실시공과 관련해 부당 거래나 입찰 담합이 있었는지 자체적으로 조사해 혐의가 확인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