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지 이름 변경을 추진하는 아파트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근 다른 단지나 시공사와 갈등을 빚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입주자대표회의는 ‘마포그랑자이’로 단지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신촌그랑자이가 위치한 마포구는 최근 몇 년간 용산구·성동구와 함께 ‘마용성’으로 불리며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러나 단지명에 ‘신촌’이 들어가다 보니 마포 소재 아파트인 것이 부각이 안 된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이런 오해 때문에 아파트가 제값을 못 받는다고 보고 단지명 바꾸기에 나섰고, 지난달 말 소유주의 80% 이상이 아파트 명칭 변경에 동의했다. 소유자의 80% 이상이 동의하면 다른 아파트와 혼동 우려가 없고, 브랜드 권리자(시공사)가 반대하지 않는 한 구청의 허가를 받아 단지명 변경이 가능하다.

10년 공공임대 분양 전환 아파트인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마을40단지’도 최근 단지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시공사인 DL이앤씨의 ‘e편한세상’ 브랜드 사용을 원했으나, 시공사에서 브랜드 적용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용 불가를 통보하면서 입주민을 대상으로 재차 단지명 변경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같은 공공임대 분양 전환 아파트인 ‘광교마을 60단지’는 올해 초 ‘광교센트럴뷰’로 단지명 변경을 완료했다.

단지명을 바꾸는 과정에서 주변 단지나 시공사와 갈등을 겪기도 한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자연앤자이’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공공분양 브랜드인 ‘자연앤’을 떼고 ‘다산자이’로 단지명 변경을 추진했다. 그러자 인근 민간분양 아파트인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 입주민들이 혼동 우려가 있다며 반발해 남양주시청이 작년 11월 신청을 반려했다. 결국 다산자연앤자이는 지난 1월 ‘다산자이 폴라리스’로 단지명을 바꿨다.

세종시 나성동 ‘나릿재1단지 리더스포레’는 시공사인 한화건설의 ‘포레나’ 브랜드를 사용해 ‘포레나 세종’으로 단지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화건설이 브랜드 사용료로 4억8000여 만원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