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년 연속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대우건설이 올해 국내외에서 활발한 영업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대주주가 KDB산업은행에서 중흥그룹으로 바뀌고 맞이하는 첫 해인 만큼, 부가가치 높은 사업 위주로 수주하고 기존 사업의 위기관리를 철저히 해 성장과 내실 모두 챙기는 전략이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위기의 파도를 넘어 더욱 큰 바다로 나가자”며 “혁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대우건설이 이라크에서 건설 중인 해저 침매터널 현장. 침매터널에 들어갈 함체를 육상에서 제작하고 있다. 이 터널이 완공되면 대우건설은 중동 최초로 해저터널을 시공한 기업이 된다. /대우건설 제공

◇2년 연속 최대 영업이익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10조 4192억원을 기록하며 10조 클럽에 복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7383억원) 대비 2.9% 증가한 7600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등 뛰어난 위기관리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목표(11조830억원)보다 27.5% 많은 14조1295억원의 일감을 수주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다수 따냈다.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강동구 삼익파크맨션 재건축 등 15개 프로젝트에서 총 5조2763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재 쌓아놓은 수주 잔고는 45조 545억원으로 4.3년치 매출에 해당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분양 리스크가 낮은 도시 정비사업에서 역대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고, 나이지리아 와리 정유시설 보수공사와 부천열병합발전소 등 국내·외 대형 플랜트 사업 수주가 실적 초과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백정완 대표

◇”인프라·해외 시장 공략”

대우건설은 올해 실적 목표를 매출 10조 9000억원, 수주 12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녹록지 않은 대외 경영환경에 대비해 비주택과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의 이 같은 전략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4공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등 토목 부문에서만 1조원 넘는 수주실적을 달성했고, 강남데이터센터(3180억원),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보수공사(7225억원) 등 추가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체코·폴란드 원전 입찰에 도전하는 ‘팀코리아’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텃밭은 나이지리아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약 2억 1900만명)가 가장 많고 세계 10위권의 산유국이어서 잠재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83년 나이지리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지금까지 70여개 프로젝트, 약 83억 달러에 달하는 일감을 따냈다..

현재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에서 수행중인 대표 프로젝트는 NLNG 트레인 7이다. 이 사업은 나이지리아 리버스(Rivers)주의 보니섬(Bonny Island)에 연산 8300만t 규모 LNG(액화천연가스) 액화플랜트 및 부수설비를 건설하는 공사다. 대우건설은 기존 NLNG 트레인 1호기부터 6호기 중 5개를 시공한 실적을 비롯해 풍부한 사업 경험을 높게 평가받아 수주에 성공했다. 작년 2월 토목공사 착수 이후, 올해 1월 기준 공정률 36.4%로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대우건설은 이라크에서 침매(沈埋) 방식의 해저터널을 시공한다. 최저 수심, 최장 침매 함체, 연약지반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며 세계 최초로 거가대교를 외해에 시공했던 경험과 기술력 덕분에 따낸 프로젝트다. 과거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라크 중앙정부 건설 관계자들이 거가대교 침매터널을 방문해 시공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이 계기였다. 이후 대우건설은 2019년 10월 이라크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제작장을 수주한데 이어 2020년 12월 침매터널 본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이라크에 시공할 침매터널은 육상에서 제작한 126m 길이 함체들을 최고 수심 약 30m인 해저로 가라앉혀 연결하는 공법으로, 길이는 2.8㎞에 달한다. 이 터널이 완성되면 대우건설은 중동 최초의 침매터널을 건설한 기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