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서울 강동구에 오픈한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 강동드림산부인과. /우림건축

“거의 모든 건물주가 병원을 유치하고 싶어하죠. 문제는 건물을 짓고 임차인을 찾는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늦습니다. 무턱대고 메디컬빌딩이라고 지었다가 완공 후 몇 년간 공실이 생기기도 합니다.”

병원 건축·임대 컨설팅 전문 회사인 ‘메디114′ 이성욱 대표는 “어디에 건물을 짓고, 어떤 병원을, 어떻게 입점시킬지 사전 기획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땅집고가 다음달 15일 문을 여는 ‘메디컬빌딩 건축 마스터 클래스 4기’에서 ‘병·의원 유형별 입지 전략과 건축 사례’를 주제로 강의한다.

병원은 건물주가 가장 선호하는 우량 임차 업종 중 하나다.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는 주로 건물 1~2층에 입점하기 때문에 2층 이상 모든 층을 다 사용하는 병원은 최우량 임차인으로 꼽힌다. 병원이 입점하면 건물 가치도 오른다. 월세가 안정적으로 나오고, 건물 관리도 수월하다. 병원이 한 곳 들어서면 파급 효과도 크다.

하지만 메디컬 빌딩으로 성공하긴 쉽지 않다. 병원 유치에 나서는 경쟁 건물이 적지 않고, 건물주가 의사와 직접 소통하며 협상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이 대표는 “건물 면적과 상권에 따라 어떤 병원이 들어올 수 있는지 달라진다”면서 “빌딩을 대표할만한 진료과 병원부터 섭외하고 건축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했다.

상권 분석도 중요하다. 병원 상권 분석과 병·의원 개원 컨설팅 회사인 두레비지니스의 박균우 대표는 주변에서 병원을 찾을만한 고객이 누구인지, 얼마나 되는지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환자 연령대와 성별, 유동인구, 소득수준 등에 따라 들어서는 병원 진료과목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대단지 아파트 주변에 요즘 수요가 많은 피부과가 입점한다고 해도 피부과가 이미 많이 들어서고 있다면 그 숫자부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박 대표는 “어떤 과가 생존하고 메디컬빌딩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종합적인 상권 분석을 통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