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최근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는 아파트 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부담금 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사업 초기 단계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인 안전진단 관련 규제 개선안을 연말쯤 발표할 예정인 것도 재건축 아파트 값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고, 지방에선 최근 규제 지역 해제와 맞물려 조합원 지위 양도 같은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도 집값 하락세가 반등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 부담금 감면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는 보장이 없고, 현재의 고금리 추세가 지속된다면 아파트 매수 수요가 살아나 집값 상승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아파트 값은 일주일 사이 하락 폭이 더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19% 내렸다. 2012년 9월 말(-0.21%) 조사 이후 10년 만에 최대 하락이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많은 상계동이 있는 노원구(-0.33%)가 제일 많이 내렸다. 도봉(-0.32%)·서대문(-0.28%)·은평(-0.25%)·성북구(-0.25%) 등 강북 지역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강남 3구에선 송파구(-0.23%) 아파트 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0.27%)와 인천(-0.31%) 아파트 값도 지난주보다 더 많이 내렸다. 수도권(-0.23%) 전체로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값은 0.2% 떨어져 2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 기록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