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3분기 서울 이태원 지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30.3%로 치솟았다. 직전 분기(15.2%)의 두 배 수준이다. 명동의 상가 공실률도 같은 기간 0%에서 28.5%로 급증했다. 가게의 3분의 1 가까이가 비어 있는 셈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상가들이 임대료·인건비 등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문을 닫는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연휴 이후 첫날인 5일 명동 한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8일 한국감정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7%를 기록해 2분기(4.2%) 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6%에서 6.5%로 올랐다. 특히 이태원·명동·종로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상권일수록 타격이 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으로 2분기까지는 그래도 버티던 가게들이 코로나가 길어지고 매출이 급감하며 하나둘 폐업한 영향”이라고 했다.

전국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은 12.4%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9년 통계 집계 이후 최악이었던 지난 2분기보다 0.4%포인트 높아지며 갈수록 공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서울 강남대로(16.4%)와 화곡 상권(12.9%) 등에서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학원·여행사 등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업체들이 폐업한 영향이라고 한국감정원은 설명했다. 대구(16.2%)와 울산(15%), 광주(14.8%)의 공실률도 전국 평균 대비 높았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내수 경기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가 공실률도 앞으로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