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테슬라’ 주가가 지난 18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3.55% 하락한 149.93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말 이후 15개월만의 최저치다. 실적 부진 등에 직면한 테슬라의 올해 연중 주가 하락 폭은 39%에 달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로고. / AP 연합뉴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떨어졌다. 테슬라는 지난해 7월 18일 종가 기준 293.34 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는데, 지난해 고점 대비 약 50%가 하락한 것이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테슬라의 시가 총액도 5000억 달러 아래인 4775억 달러(약 659조원)으로 줄었다. 이는 미국 상장 기업 중 13위로 월마트(4776억 달러)보다도 낮다.

이같은 주가 하락에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은행들의 외면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이체방크 에마뉘엘 로스너 애널리스트는 투자 등급 하향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투자 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테슬라 목표 주가도 기존의 189달러보다 35% 낮춘 123달러로 정했다. 로스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저가 신차인 ‘모델2′의 출시 시기가 내년 말 이후로 밀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같은 지연이 26년 이후 테슬라 수익과 현금 흐름에 상당한 압박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오는 8월 공개를 선언한 테슬라의 ‘로보택시’에 대해서도 “로보택시 관련 기술이 준비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투자회사 바클레이스의 애널리스트 댄 레비도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테슬라의 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이 폐기되지는 않았으나 지연되고 있다”며 “테슬라는 저가 전기차 대신 로보택시와 완전자율주행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전략 전환은 테슬라 미래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던져준다”고 했다.

도이체방크 외에도 테슬라에 대해 매수 등급을 부여한 애널리스트 비중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주식을 분석하는 전체 애널리스트 중 35%만이 매수 등급을 부여했다. S&P 500 지수를 포함한 기업의 평균 매수 등급 비율은 약 55%인데, 테슬라가 이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 수요 감소와 중국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0.5%에서 4분기 6.7%로 축소됐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전 세계 인도량은 38만 6810대였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했다. 결국 테슬라는 전세계 인력의 10%를 감축해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테슬라는 오는 23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시장은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앞서”테슬라의 실적 하향 조정의 과정은 여러 분기가 걸릴 수 있으며, 이 기간에 주가가 100달러로 급락하는 약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