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1조달러시대/일러스트=김영석

매월 배당(분배금)을 지급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도 꾸준히 도입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매월 지급되는 배당을 추가 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은퇴 세대라면 노후 생활 자금에 보탤 수도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월 배당 ETF는 총 13개다. 지난 6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최초 월 배당 ETF인 SOL 미국S&P500을 상장한 이후 국내 주요 자산 운용사들이 월 배당 상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큰 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월 배당으로 전환한 ETF 7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인 투자자 순매수 금액이 월 배당 전환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월 배당 ETF들은 주로 배당주나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자산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주식은 미국 등에 비해 중간 배당을 하는 종목이 많지 않고, 배당 시기도 몰려 있어 국내 주식형 ETF를 월 배당 상품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반면 국내 상장 리츠는 배당금 지급 시점이 적절히 분산돼 있어 리츠 ETF를 월 배당으로 전환하기가 더 쉬운 편”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를 월 배당 ETF로 전환할 계획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연금 계좌를 통해 월 배당 ETF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반 계좌로 투자할 경우 매월 받는 배당에 대해 배당소득세(지방세 포함 15.4%)를 내야 하는데, 연금 계좌로 투자하면 당장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나중에 연금으로 받는 금액에 대해서만 3.3~5.5% 연금소득세를 내면 된다.

젊은 투자자라면 연금 계좌 내에서 지급된 월 배당으로 또 다른 ETF를 매수할 수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연금을 받는 시기가 된 시니어 투자자들이라면 연금 재원으로 월 배당을 활용할 수 있다”며 “보유 자산을 최대한 덜 매도하면서 연금을 받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ETF 배당을 직접 받지 않고 ETF 내부에서 다시 재투자되게 하는 TR(토털 리턴) 방식의 투자도 고려해볼 수 있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처를 직접 찾아볼 여유가 없다면 TR 방식의 ETF에 투자해 ‘복리 효과’를 노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