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 기자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7~9월) 음료 사업 부문에서 매출 5059억원을 올렸는데, 절반 가까운 2226억원(44%)이 코카콜라 브랜드 하나에서 나왔다. 화장품·생활용품 사업 부진 탓에 3분기 LG생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줄었으나 콜라 호조로 음료 부문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이번만이 아니다. LG생건에서 콜라 제조·판매를 맡는 자회사 코카콜라음료의 매출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한 번도 줄지 않고 꾸준히 성장했다.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의 펩시콜라 매출도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선 콜라가 ‘비만의 주범’으로 찍혀 소비가 매년 줄고 있는 모습과 상반된다.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인 1인당 콜라 소비량은 2010년보다 15%, 2000년보다는 25% 감소했다.

음료 업계에선 과거와 달리 일상생활에서 콜라를 수시로 찾는 젊은 세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콜라 업체 관계자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식습관이 바뀌어 온 게 콜라 소비 증가로 이어진 주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해 전국 중고생 4명 중 1명(27.3%)은 일주일에 3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으로 조사(질병관리청 발표)됐는데, 5년 전보다 6.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식품 업계에선 콜라 소비가 패스트푸드 소비와 비례한다고 본다.

외식할 때뿐 아니라 운동·레저 활동 후에도 물을 마시듯 탄산음료를 찾는 이들이 느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aT 식품 산업 통계 정보에 따르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국내 탄산음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2025년 소비량이 14억리터까지 커질 전망이다. 2015년 대비 33% 늘어난 규모다. 이 탄산음료 시장에서 가장 비율이 큰 품목이 바로 콜라(약 30%)다.

당분간 성장세는 계속될 거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렇게 시장이 커졌어도 한국은 1인당 콜라 소비량이 여전히 세계 기준으론 적은 편이라고 한다.

글로벌 시장과 거꾸로 가는 트렌드 때문에 한국 콜라 시장은 글로벌 본사가 눈여겨보는 핵심 지역으로 떠오른 상태다. 최근에는 코카콜라 본사 임원들이 서울을 찾아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