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피자 프랜차이즈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고물가에 가격을 잇따라 올려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으며 매출이 감소했고, 밀가루·치즈 등 원부자재값 인상분을 가격에 모두 반영하지 못한 탓에 영업이익은 급락했다.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피자 대신 가성비 좋은 대형마트의 저가 냉동피자나 식품코너 피자로 눈을 돌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영업손실 2억5600만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매출이 7.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9억원에서 11억원으로 93% 급감했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는 지난해 매출이 422억원으로 10.1% 감소했고, 영업손실 12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한국파파존스와 ‘가성비 피자’로 유명한 피자스쿨의 영업이익도 각각 24%, 15.5% 감소했다.

이 피자 업체들은 그간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해, 일부 피자 업체의 경우엔 라지 사이즈 피자 한 판이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4만원을 넘기도 한다. 도미노피자는 작년 1월과 8월 두 차례 1000원 정도 가격을 올렸고, 피자헛·파파존스도 한 차례씩 가격을 올렸다. 미스터피자는 지난 2월 피자를 비롯한 전체 메뉴 가격을 4~5%가량 올렸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실적은 부진했지만 최근 대형 마트의 냉동 피자 매출은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가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판매한 냉동 피자 40품목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특히 9930원짜리 ‘CJ 고메 스윗치즈 피자(325g)’ ‘풀무원 노엣지피자 코리안BBQ(322g)’처럼 1만원이 안 되는 제품도 두 배가량 더 팔렸다. 마트 자체 브랜드의 저가 피자 판매율도 증가하고 있다. 롯데마트 피자 ‘치즈앤도우’에서 판매하는 1만5800원짜리 디트로이트 피자는 이달 24일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