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円低) 현상에 ‘노 재팬(NO JAPAN)’ 바람이 한풀 꺾이고 있다. 일본 상품 불매 운동 여파로 휘청였던 업체들이 엔화 약세 덕분에 매출이 늘면서 실적이 회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편의점에서 팬매되고 있는 일본 아사히 맥주/뉴시스

일본 유명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가량 늘어난 704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1148억원을 기록했다.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2020년엔 884억원 적자를 냈었다. 2021년에도 불매 운동에 못 이겨 명동 최대 매장이 문을 닫은 바 있다.

유니클로는 매출 성장세를 놓칠세라 최근 다시 국내 신규 매장을 잇따라 열고 있다. 지난달에만 충남 서산점, 경기 군포시 AK플라자 금정점, 롯데백화점 대구점 세 곳을 새로 열었다.

한때 시장 점유율이 바닥을 쳤던 일본 맥주 수입액도 두 배가량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일본 맥주 수입액은 1156만 달러(15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일본 직구도 인기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일본 직구 전문관을 열었다. 개설 일주일 만에 전체 244개 제품 중 99개가 품절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상품이 너무 잘 팔려서 최근 상품 수를 310개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일본 직구 거래 규모는 105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