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 라이벌 롯데·신세계가 이달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초대형 통합 할인 행사를 열며 맞붙는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신세계의 쓱(SSG)데이에 맞서 롯데도 처음으로 8개 전 계열사가 출동하는 ‘롯키데이’를 여는 것이다. 롯데 유통 계열사의 통합 마케팅 행사는 유통군(HQ) 총괄 대표인 김상현 부회장이 홈플러스에서 롯데로 옮긴 뒤 내놓은 첫 프로젝트다. 신세계도 작년 인수한 지마켓의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와 쓱데이를 합쳐 온·오프라인 고객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으로 맞불을 놓는다.

◇롯데, 첫 계열사 통합 마케팅

롯데의 롯키데이(롯데+럭키데이)는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온·세븐일레븐·롯데홈쇼핑·하이마트·롯데멤버스까지 유통 부문 8개 전 계열사가 참여한다. 그에 앞서 24일부터는 이커머스 부문인 롯데온이 백화점, 마트, 수퍼 등에서 롯키데이 기간 최대 20%를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며 사전 행사를 연다. 사전 행사 첫날에는 이번 행사의 대표 캐릭터인 벨리곰 텀블러와 인형을 포함한 8만5000원 상당의 굿즈를 1000개 한정으로 1만9900원(롯데 엘페이 결제 조건)에 판매하고, 롯데온·롯데마트 앱에서 공지 알림에 동의한 고객 중 7777명에게는 벨리곰이 그려진 친환경 에코백도 증정한다. 본행사 기간에는 2곳 이상의 롯데 유통 계열사에서 구매를 한 고객 선착순 10만명에게 구매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쇼핑 포인트(최대 1만원)를 추가 적립해준다.

예년 계열사별로 행사를 했던 롯데 유통 부문이 이번에 모두 뭉친 것은 작년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이 강조한 ‘계열사 협업을 통한 시너지와 사업 확장’ 차원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7월 사내 게시판에 “롯데가 ‘유통 1번지’가 되려면 혁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동영상 메시지를 올리고 ‘조직 문화 혁신’을 첫 과제로 꼽았다. 당시 김 부회장은 “모든 계열사가 힘을 합쳐 사업을 크게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번 롯키데이가 첫 결과물인 셈이다. 롯데는 지난 6월부터 마케팅혁신본부장인 이우경 부사장을 중심으로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5개월간 롯키데이 행사를 준비해왔다.

◇지마켓 합류한 신세계도 총공격

2019년부터 계열사 통합 마케팅 행사 쓱(SSG)데이를 열어왔던 신세계는 작년 인수한 지마켓의 간판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와 함께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SSG닷컴·신세계인터내셔날·스타벅스·이마트24를 포함한 19개 계열사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쓱데이를 진행하고 지마켓은 같은 기간 빅스마일데이를 연다.

신세계는 쓱데이에 앞서 지난 17일부터 30일까지 쓱닷컴과 삼성카드가 1등(10명)에게 최대 100만원의 쇼핑 포인트를 지급하는 사전 이벤트도 열고 있다. 쓱데이와 빅스마일데이에 대한 기대평과 응원 메시지를 쓱닷컴 게시판에 남긴 고객 중 300명을 추첨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쇼핑 포인트 3000원을 증정한다. 신세계는 이번 행사를 역대 최장이자 최대 규모로 연다.

유통 업계도 양대 유통 기업이 처음으로 펼치는 계열사 통합 쇼핑 행사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커머스 업체 인수와 온라인 강화를 외쳐온 양사가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행사를 통해 얼마나 시너지를 낼지 지켜보고 있다. 이마트·SSG닷컴을 이끄는 강희석 대표와 롯데 유통군을 총괄하는 김 부회장, 두 유통 수장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측면에서도 관심이 크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내년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가 각 유통사의 임원 인사도 맞물려 있어 이번 행사에 전력을 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