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생산량 감소로 인한 김치 수급 대란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10㎏에 1만4650원이었던 배추 가격이 이달 2만원으로 36.5% 급등했고, 무와 양배추 같은 대체 작물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국내산 김치뿐만 아니라 수입 김치 가격까지 뛰고 있다.

배춧값이 급등하며 포장김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배추 수급 상황이 좋지 않아 일부 대형마트에서도 포장김치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18일 서울의 대형마트 포장 김치 판매대. 2022.9.18 /연합뉴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 따르면 배추 가격은 한 달 새 36.5% 올랐다. 농경연은 “올해 여름 배추를 재배하는 고랭지 면적이 작년에 비해 3.4% 줄고 단위 면적 당 배추 수확량은 7.3㎏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잦은 비와 일조 시간 감소로 무름병·바이러스가 확산돼 작황이 부진한 탓이었다. 배추뿐 아니라 당근(34%), 무(9%), 양배추(5%)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 배추값 한달새 36% 올라, 포장 김치값 약 10% 인상… 수입 김치 가격도 22% 뛰어

배추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시중 김치 가격도 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고, 대상도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할 예정이다. 절대적인 공급이 줄면서 대형 마트마다 김치 품절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 마트는 하루 납품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일부 브랜드의 경우 오전 중에 물량이 모두 소진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마트도 “추석 이후 포장 김치 납품 물량이 최대 3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국산 김치 가격이 급등하자 외국산 김치도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 8월 1~20일 김치 수입량은 1만4541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지만 외국산 김치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수입 김치의 일반 판매 가격은 10㎏에 1만380원으로 전년에 비해 22.1% 올랐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김치 가격 폭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매일 겉절이를 담는다는 칼국수 집 사장은 “배추 가격이 올라 하루하루 눈물 바람”이라고 했고, 한 샌드위치 가게 사장은 “일주일 사이 양배추 6개짜리가 5만8000원에서 7만3000원까지 올랐는데 상태마저 좋지 않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