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생산량 감소로 인한 김치 수급 대란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10㎏에 1만4650원이었던 배추 가격이 이달 2만원으로 36.5% 급등했고, 무와 양배추 같은 대체 작물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국내산 김치뿐만 아니라 수입 김치 가격까지 뛰고 있다.
1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 따르면 배추 가격은 한 달 새 36.5% 올랐다. 농경연은 “올해 여름 배추를 재배하는 고랭지 면적이 작년에 비해 3.4% 줄고 단위 면적 당 배추 수확량은 7.3㎏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잦은 비와 일조 시간 감소로 무름병·바이러스가 확산돼 작황이 부진한 탓이었다. 배추뿐 아니라 당근(34%), 무(9%), 양배추(5%)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 배추값 한달새 36% 올라, 포장 김치값 약 10% 인상… 수입 김치 가격도 22% 뛰어
배추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시중 김치 가격도 뛰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고, 대상도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할 예정이다. 절대적인 공급이 줄면서 대형 마트마다 김치 품절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 마트는 하루 납품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일부 브랜드의 경우 오전 중에 물량이 모두 소진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마트도 “추석 이후 포장 김치 납품 물량이 최대 3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국산 김치 가격이 급등하자 외국산 김치도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 8월 1~20일 김치 수입량은 1만4541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지만 외국산 김치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수입 김치의 일반 판매 가격은 10㎏에 1만380원으로 전년에 비해 22.1% 올랐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김치 가격 폭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매일 겉절이를 담는다는 칼국수 집 사장은 “배추 가격이 올라 하루하루 눈물 바람”이라고 했고, 한 샌드위치 가게 사장은 “일주일 사이 양배추 6개짜리가 5만8000원에서 7만3000원까지 올랐는데 상태마저 좋지 않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