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는 지난 15일부터 파주 헤이리에 있는 이랜드 갤러리 헤이리에서 팝아트 작가 지히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랜드

이랜드 그룹은 최근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1322㎡ 규모 갤러리를 짓고, 지난 15일에 1층에 있는 300㎡ 규모 전시관에서 우리나라 팝아트 작가 지히의 작품을 공개했다. 오는 6월 중순에는 지하 1층에 있는 991㎡ 규모 제2전시실에서 중국 현대 공필화 작가 꾸즈(Guzi)의 작품 전시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199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회사가 줄곧 한국과 중국의 신진 미술작가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면서 “문화재단을 통해 창작 지원금이나 장학금을 받은 신진 작가의 작품 중 전시 가치가 있는 500여 점을 골라 앞으로 계속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미술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으면서 국내 유통업체들도 속속 미술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미술 시장 규모는 약 9223억원 정도. 2019년 3812억원, 2020년 3291억원 정도 규모에서 3배 가량으로 팽창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29일까지 명품관에서 화가 노은님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

◇ 3배로 큰 미술시장, 갤러리 짓고 뛰어드는 유통업체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일~14일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시그니엘 부산에서 ‘롯데 아트페어 부산 2022′를 열었다. 역대 최대 관객을 모았다고 홍보하는 대형 아트페어 ‘아트부산’이 치러지기 이틀 전에 아트 시장을 따로 연 것이다. 12개의 화랑 부스와 19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및 특별전 코너를 준비했다.

단색화 거장으로 불리는 박서보와 이탈리아 리빙 브랜드 알레시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와인 오프너, ‘물방울 화가’ 김창열과 덴마크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의 협업 작품도 이번 아트페어를 통해 처음으로 실물을 공개했다. 각각 24만원, 540만원이라는 고가에도 500여점, 6점씩 팔려나갔다.

박서보와 김창열은 최근 미술 시장에서 특히 투자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각광 받고 있는 작가.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작품은 요즘 억대를 호가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20년부터 강남점 3층을 ‘아트스페이스’라고 이름 짓고, 명품 매장 통로와 벽에 각종 미술품 100여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전담 큐레이터와 아트 딜러가 상주하면서 작품 소개부터 1대1 맞춤 아트 컨설팅도 해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일 대구점에서 ‘국제대구아트페어(iDaf 22) 프리뷰 인 더 현대’를 열었다. 다음 달 12일까지 대구·경북 지역 50여 개 갤러리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380여 점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위해 대구점 9층 문화홀과 상설 문화 전시 공간인 갤러리 H를 전시 공간으로 꾸몄고, 2층과 3층에도 주요 조각 작품을 전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10여 개 점포에서 상설 전시 공간 ‘갤러리 H’를 운영하고 있다. 판교점에선 매년 2차례 ‘판교 아트 뮤지엄’을 열고 해외 유명 판화 작품도 판매한다. 갤러리아 백화점도 오는 29일까지 명품관에서 재독화가 노은님의 단독 전시를 임시로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4일 막을 내린 롯데아트페어부산에서 박서보 작가와 알레시가 협업한 와인 오프너를 판매했다. /롯데백화점

◇홈쇼핑·쇼핑몰에서도 ‘아트 플렉스’

홈쇼핑과 온라인몰에서도 미술품 거래는 점점 더 활발해지는 추세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지난 달 미술작품과 공예품만을 따로 모아 판매하는 ‘아트&크래프트(Art&Craft) 전문관’을 신설했다. 8개 미술품 편집 브랜드의 상품 1000여 종을 이곳에서 판매한다. SSG닷컴에서 지난 1분기 미술품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93% 늘었다.

홈쇼핑 플랫폼인 CJ온스타일도 지난 2월 ‘아트 리빙’ 상품을 판매했다. 그림 대여 전문 갤러리 ‘갤러리 K’를 통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원화를 빌릴 수 있다. 6개월이 지나면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다른 작품으로도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문화예술 콘텐츠를 소개하는 ‘방구석 컬처관’을 만들고, 모바일 방송을 통한 미술품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4월 모바일 TV 방송에선 팝 아티스트 한상윤 작가의 작품을 판매, 600만원대 원화 작품 6점을 포함한 한정판 판화 100점을 모두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