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연일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국내 대형마트들도 비상이 걸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지금처럼 계속 뛰면 소비심리가 위축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각 업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작황 부진 충격파를 상대적으로 덜 받은 대체 상품들을 발굴·조달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주(州)에서 들여오던 수입 오렌지의 50%가량을 스페인산(産) 오렌지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오렌지 주요 생산지인 브라질과 미국 플로리다가 각각 가뭄과 전염병 확산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냉동 오렌지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2일(현지 시각) 미국ICE 뉴욕 거래소에 따르면 7월물 냉동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은 1파운드에 177.75센트로 연초보다 26% 급등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오렌지도 작년 4월 개당 990~1080원 정도였으나 최근엔 1280~1580원이 됐다. 이마트는 스페인 직수입을 통해 조만간 개당 900원에 오렌지를 판매할 계획이다. 자몽도 최근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뛴 미국산 대신 20%가량 저렴한 이스라엘산 확보에 나섰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자몽은 개당 2600원 정도지만 이스라엘산은 2000원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국내산 돼지고기보다 40%가량 저렴한 캐나다산 돼지고기 확보에 나섰다. 캐나다산 물량을 전년보다 두 배 가량 늘려 70t을 이달 들여왔고, 항공 직송을 통한 추가 물량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산 돼지고기의 평균도매가격은 ㎏당 7301원으로 작년보다 31.5% 뛰었다. 작년 말 돼지 전염병으로 농가가 사육 돼지를 대량 폐사시켜 국내 유통 물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캐나다산 삼겹살은 100g에 1780원. 국내산은 100g에 2780원 정도다. 롯데마트는 주로 필리핀에서 들여오던 바나나가 올 들어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뛰자 지난 4월까지 20% 저렴한 베트남산(産) 2000t을 직수입했다.

홈플러스는 미국서 주로 들여오던 체리를 저렴한 우즈베키스탄산(産)으로 대체했다. 지난 2일 수입 체리 평균 가격이 100g당 2649원으로, 1년 전보다 15%나 올랐기 때문이다. 기존 판매량의 절반 가량을 미국산보다 20% 정도 값이 싼 우즈베키스탄 체리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