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소비 악화와 미국·유럽 중앙은행의 ‘긴축 원투펀치’에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16일 일본·대만 증시는 전날보다 각각 1.9%·1.4% 하락했다. 코스피(-0.04%)와 코스닥(-0.73%)도 뒷걸음질 쳤다.

앞서 15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다우평균(-2.3%)은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고, 나스닥(-3.2%)·S&P500(-2.5%)도 급락했다. 유럽에서도 독일(-3.3%)·프랑스(-3.1%)·영국(-0.9%) 등이 줄줄이 떨어졌다.

이날 발표한 미국 11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6% 줄어 작년 12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 지표는 미국 내 1만2000여 소매점 판매 추이를 조사한 결과다. 전월(+1.3%)은 물론, 전망치(-0.2%)를 모두 밑돌았다. 13부문 중 자동차·전자제품·가구 등 9부문에서 감소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는 “전에는 경제지표가 나빠지면 통화 당국의 (긴축) 정책이 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는데, 이제는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16일 기획재정부는 12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 및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유럽 통화 당국 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뒤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2%를 향해 계속 내려간다고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15일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유럽중앙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인하(9·10월에는 각각 0.75%포인트 인상)한 뒤 “이번 인상은 ‘방향 전환’이 아니다”라며 긴축 의지를 고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이 더 이상 물가 상승을 걱정하지 않는다. 엄습하는 경기 침체나 연준이 너무 멀리 가는 것을 우려할 뿐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