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 시장에 침체 위기가 커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위험 신호들이 속출하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영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등(국채 가격 하락)해 한때 5%를 돌파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앤드루 베일리 총재가 전날 “100조원(약 650억파운드)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14일 종료하겠다”고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영란은행은 지난달 말 영국이 50년 만의 최대 폭 감세 계획을 발표한 이후 침체 공포가 커지자,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국채를 대거 사들이는 시장 개입 조치를 시행했다. 이 조치 종료를 이틀 앞두고 국채 수익률이 다시 급등하자, 12일에만 6조3000억원(약 40억파운드)이 넘는 국채를 사들였다. 그러나 시장 개입이 끝나는 다음 주가 되면 국채 수익률이 다시 치솟을 위험이 높다. 파운드화와 영국 국채의 신뢰도에 금이 가면서 국제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1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 재정 상황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에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정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정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해석돼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친 데 따라 IMF가 각국 정부에 주의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앞쪽에 앉은 두 사람이 모두 핸들을 가지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가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일본 기업 간에 거래하는 물품의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일본 기업물가지수는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13일 9월 일본 기업물가지수(2020년 평균=100)가 작년 같은 달보다 9.7% 상승한 116.3이라고 발표했다. 1960년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서 비켜나 있던 일본에서도 엔화 약세 지속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하지만,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