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각) 제로금리 유지 등 강력한 양적 완화 방침을 밝힌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17일(현지시각) 강력한 경기 회복 전망에도 제로금리를 동결키로 한 데 대해 “확실한 경기 회복 징후 없이 예측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해서도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과 자산매입 유지를 발표한 연준 성명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간 시장이 우려했던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조기 금리 인상과 양적 축소 정책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이날 연준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여전히 취약 분야의 상황이 약하다. 인플레이션은 현재 여전히 (평균 목표치인)2% 이하”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수 차례에 걸쳐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경기 부양 대책과 백신 보급으로 인해 올해 노동시장이 회복되고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예상보다는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 이상의 인플레가 일시적으로 발생하겠지만 이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최근 인플레 우려로 치솟은 미 국채금리에 대해선 “현 통화 정책은 적절하다. 국채 금리 상승 때문에 물러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고용 달성 같은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테이퍼링을 검토할 것”이라며 “미리 신호를 주겠다”고 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면제 조치를 종료할 지 연장할 지 여부에 대해선 “조만간(in coming days)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말을 아꼈다.

SLR은 은행들이 자산의 최소 3%까지, 중요 금융기관은 5%까지 보유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국채 등 위험 자산을 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파월 의장이 이 SLR 규제완화 조치를 만료일인 이달 31일로 끝낼 경우, 6000억달러 어치의 국채 매물이 쏟아지는 등 시장이 경색될 것이란 전망을 낳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