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연설에서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에 도달하는 데 충분할 정도로 여러 주(州)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미 대선 후보가 개표 초반 열세를 딛고, 승기를 잡으면서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미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바이든+공화당’ 조합이 양당(兩黨) 경제 정책의 단점을 서로 보완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미 대선 개표 혼란 속에서도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장중 한때 700포인트 넘게 치솟았던 다우 지수는 1.34% 오른 2만7847.66에, S&P 500 지수는 2.2% 오른 3443.44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 가까이(3.85%) 오른 1만1590.78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도 이날 5.98포인트 떨어진 29.57을 기록하며,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4월 2일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1~2%대 상승했고, 5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2%대 오른 것을 비롯해 중국·일본·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1~2%대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는 것보다 바이든이 당선되는 것이 증시에 더 호재(好材)라는 의견이 많았다.

친기업론자인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집권 2기에는 선거 부담이 없는 만큼 ‘중국 때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현재 백악관과 공화당이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든과 민주당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지지하고, 미·중 관계를 지금보다 악화시킬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평가 속에 시장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시장은 바이든과 민주당이 ‘증세’를 추진하는 점과 미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빅테크(대형 IT기업)’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 상원만큼은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자, 민주당의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 것이다.

증시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4일 미 CNBC에 출연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면 법인세 등 세금 인상은 어려울 것이고, 바이든 당선과 공화당 우위의 상원 시나리오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가 더 크다”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공화당과 민주당이 추가 경기 부양책과 인프라 지출에 타협하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