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업계에 만연해 있는 ‘특허 무임승차’에 칼을 빼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는 소송 및 경고 등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24일 선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 무임승차 강경대응에 나선 건 배터리 후발기업의 무분별한 지적재산권(IP) 침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배터리 기업 A사는 유럽 각지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B사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데, 분석 결과 LG에너지솔루션의 코팅분리막, 양극재 등 핵심 소재와 공정에서 30건 이상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한다. 전자기기 제조 업체들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C사의 배터리를 분석해보니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50건 이상을 침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ITC(무역위원회)나 독일 법원 등에 경쟁사들을 대상으로 특허침해나 영업비밀 탈취에 대응한 소송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적재산권 침해가 지속되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조차 배터리 공급사 선택에 특허권 준수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등 시장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어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무분별한 기술 도용 사례도 급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선발주자와 달리 특허를 확보하기 어려운 후발기업들은 특허를 무단 사용하고 유럽, 중국, 인도, 동남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 수는 1000여 개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수만 해도 580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시장에서 침해 중인 특허를 중심으로 글로벌 특허풀(Patent Pool)을 통해 주요 특허를 단계적으로 라이선스 함으로써 라이선스 사업과 관리를 효율화 한다는 방침이다.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무분별한 기술 침해가 지속될 경우 특허침해 금지소송 등 강경한 대응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적극 확보해 글로벌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는 해외 IP오피스를 확대해 글로벌 지적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 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CEO 김동명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한 필수 요소는 지적재산권 존중”이라며 “기업의 존속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특허 침해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