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섬유 화학 업계 경쟁사인 효성과 코오롱이 미국에서 특허 소송전을 시작했다. 양사의 차세대 주력 상품으로 꼽히는 전기차 ‘타이어 코드(타이어 내부 보강재)’를 두고 핵심 기술을 침해했는지가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타이어 코드는 타이어 속에서 뼈대 역할을 하고, 내구성을 보강하는 고강도 섬유 보강재다.

코오롱그룹의 화학 소재 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효성첨단소재와 효성USA가 차세대 제품인 ‘하이브리드 타이어 코드(HTC)’ 특허를 침해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2일 밝혔다. 구체적인 손해배상액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타이어 코드(HTC)는 강철보다 강하고 500도 이상 고열에도 견디는 ‘수퍼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와 나일론이 혼합된 제품이다. 현재 주력 상품인 폴리에스터(PET) 타이어 코드와 비교해 지지력 등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백㎏에 달하는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고강도 타이어 수요가 크기 때문에 전기차용 타이어에 아라미드 적용이 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십년간 연구 개발을 통해 얻은 특허권이 무단으로 침해됐다고 판단했다”며 “타이어 코드 최대 수요처가 북미인 데다 앞으로 집중해야 할 시장인 만큼 이번 소송은 보호 조치 차원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효성첨단소재 측은 “소장을 송달받지 않아 소송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필요하다”며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글로벌 타이어 코드 시장에서 각각 약 51%, 1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