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가 격화하는 가운데 국제 유가의 향방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집단인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원유 가격이 급등했다.

9일(현지 시각) 국제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4.22% 오른 배럴 당 88.15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3% 오른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도 2.6% 오른 87.05달러를 기록했다.

하마스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포위 등 대반격에 나서면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탓이다. 향후 유가 향방을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산유국이 아닌 이스라엘의 전쟁이 원유 생산·공급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중동 정세를 불안하게 하며 단기 급등의 배경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단 현재로선 유가 인상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비 프레이저 슈나이더일렉트릭 글로벌 리서치·분석 담당 매니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원유 생산은 제로”라며 “인근 지역에 정제 상품에 대한 수요도 글로벌 시장 환경을 움직일 수준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의 공격과 이란 사이에 연관성이 드러나며 전쟁이 확대될 경우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 마이클 린치 스트래티직에너지앤드이코노믹리서치 사장은 “이번 폭력 사태는 적어도 단기적으로 유가에 상승 압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격하면 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했다.

매월 감산을 이어가며 원유 생산 여력이 큰 사우디아라비아가 현 시점에서 원유 생산을 확대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전문가들은 이미 유가가 사우디가 흑자 재정이 가능한 80달러 위를 유지하고 있어 사우디가 현 유가 수준에서 생산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