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 피해가 올해부터 2030년까지 24조원 더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탈원전 정책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폐기됐지만 무모한 정책 추진에 따른 폐해가 두고두고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21일 탈원전 정책 추진에 따른 피해액을 분석한 결과 문 전 대통령 임기가 걸쳐 있던 2017~2022년 6년간 22조9000억원 피해가 발생했고, 올해부터 2030년까지 8년간 피해액은 24조5000억원 더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탈원전에 따른 피해가 2017~2030년 14년간 총 47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원자력정책센터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확정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제시한 원전 설비 용량과 이용률을 2017~2022년 6년간 실제 실적과 비교해 탈원전 피해액을 계산했다. 또 올해부터 2030년까지는 올 초 확정한 제10차 전력수급계획과 7차 계획을 비교해 원전 설비 용량 감소에 따른 피해액, 원전 계속 운전 신청 절차가 늦어지면서 발생한 피해액을 합산했다.

앞서 2018~2022년 5년 동안 탈원전에 따른 피해를 26조원으로 추산한 국회 입법조사처 분석에서는 원전 대신 LNG(액화천연가스) 발전기를 대거 가동하면서 전체적인 전력도매가격(SMP)이 상승한 효과까지 다뤘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원전 대신 LNG 발전소를 가동한 데 따른 손해만 계산했다. 연구를 수행한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좀 더 보수적으로 추정한 것”이라며 “원전 생태계 부실에 따른 외부 효과도 이번 분석에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탈원전으로 발생한 피해액은 더 크다는 뜻이다.

원자력정책센터는 2017~2022년 6년 동안 탈원전으로 원전 설비 용량이 줄어든 데 따른 피해액을 14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원전 설비 용량은 2017년엔 7차 계획보다 신형 원전 2기에 해당하는 2.8GW(기가와트) 감소에 그쳤지만, 탈원전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며 원전 가동이 줄줄이 밀리고 월성 1호기까지 조기 폐쇄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는 계획보다 6.3GW가 적었다. 원전 이용률도 계획했던 85%보다 10%포인트 낮아지며 이에 따른 피해액도 8조2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는 원전 설비 용량 감소에 따라 19조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됐다. 가동이 줄줄이 밀린 원전에 더해 7차 계획에서 올해 가동 예정이었던 신한울 4호기의 운전이 늦어지고, 2026~2029년 가동 예정이던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가 아예 취소된 데 따른 피해 규모다. 또 가동 연한 연장 대상인 원전 10기가 행정 절차가 늦어지는 바람에 10년보다 짧은 평균 8.1년 가동하는 데 따른 피해액도 5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노동석 연구위원은 “탈원전 없이 7차 계획대로 원전이 가동됐다면 지난해 한전 영업적자는 10조원가량 줄어든 22조원에 그쳤을 것”이라며 “워낙 탈원전 대못이 깊숙이 박혀 폐해는 앞으로도 오랜 기간 영향을 끼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