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기 과천시 자택 아기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는 네 쌍둥이 남매. 왼쪽부터 일란성 쌍둥이인 첫째 리지(딸)와 둘째 록시(딸), 그리고 이란성 쌍둥이인 셋째 비전(아들)과 막내 설록(딸)이다. 이들은 지난 3월 16일 출생 후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았는데, 가장 작은 체중(0.9㎏)으로 태어났던 첫째가 지난주 마지막으로 건강하게 퇴원해 드디어 한자리에 모였다. /SK온

국내에서 초산(初産) 자연분만으로는 처음으로 네 쌍둥이가 태어났다. 딸 셋, 아들 한 명이다.

SK온과 미국 포드가 함께 세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BOSK)에서 근무하는 송리원(39) PM(프로페셔널 매니저)과 국내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 차지혜(37)씨는 지난 3월 16일 네 쌍둥이를 얻었다. 의학계에선 네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을 100만분의 1로 보고 있다. 초산이 아닌 자연분만으로는 작년 포스코 직원 부부의 네 쌍둥이 출산 사례가 있다.

송씨 부부의 일란성 딸 쌍둥이인 첫째 리지(理知)와 둘째 록시(祿施), 그리고 이란성 쌍둥이로 아들인 셋째 비전(備前), 막내딸 설록(說錄)은 출산 예정일(5월 10일)보다 2개월 일찍 33주 만에 태어났다. 이 중 0.9㎏ 체중으로 가장 작게 태어났던 첫째가 약 2개월간 입원했다가 지난주 건강하게 퇴원했다. 송씨 부부는 직접 지은 아이들 이름에서 각각 ‘앎을 다스리는 학자’ ‘행복을 베푸는 의사’ ‘앞을 내다보는 경영자’ ‘말을 기록하는 변호사’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첫 출산에 네 쌍둥이… 100만분의 1 '기적'이 태어났다 - 국내에서 초산(初産) 자연분만으로 처음 네 쌍둥이를 낳은 송리원(왼쪽)·차지혜씨 부부가 지난 9일 경기 과천시 자택에서 양손에 쌍둥이들을 안고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설록(넷째·딸), 리지(첫째·딸), 록시(둘째·딸), 비전(셋째·아들)이다. 의학계에선 네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을 100만분의 1로 보고 있다. 4명 중 가장 작은 체중(0.9㎏)으로 태어난 첫째가 지난주 마지막으로 퇴원하면서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SK온

2020년 9월 결혼한 송씨 부부는 작년 6월 난임 병원을 찾아 2세를 준비했다. 이들은 임신을 확인한 첫 검진에서 쌍둥이란 걸 알았고, 일주일 뒤 검진에서 세 쌍둥이, 그다음 주 검진에서 네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저출산 현상에도 다태아(둘 이상 태아 임신) 비율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 통계를 보면, 2021년 출생아 26만600명 중 다태아는 1만4000명(5.4%)으로 처음 5%를 넘었다. 1991년 1%(7066명)에서 20년 만에 5배 이상 늘었다.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시험관 등 난임 시술을 받는 부부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 쌍둥이 이상은 500명으로 전체의 0.2%다.

세 쌍둥이 이상은 조산(早産)이나 유산 위험이 커 시차를 두고 나눠 출산하는 ‘지연 간격 분만’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미숙아 위험 때문에 산모와 태아 보호를 위해 2015년부터 시험관 시술 때 이식 가능한 배아 숫자를 최대 5개에서 3개로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