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금융권을 향해 대출 금리 인하를 포함한 고금리 고통 분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협의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과도한 대출 이자 부담에 고통을 받고 있다”며 “대출 금리를 즉시 인하하라”고 금융권에 요구했다. 협의회는 또 금융 당국에 대해서도 “중소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예대금리차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 금융권이 성실히 이행하는지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가 지난 15~17일 중소기업·소상공인 300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애로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85.7%가 금융기관 대출 시 겪었던 애로로 ‘높은 대출 금리’를 꼽았다.

이들은 역대급 실적을 낸 시중은행들이 성과급, 퇴직금 등으로 ‘돈잔치’를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은행들이 1조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는 소식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겐 다른 세상 얘기처럼 느껴져 허탈한 심정”이라며 “IMF 외환 위기 때 은행들이 대규모 공적 자금으로 위기를 극복한 만큼 지금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힘들 때 금융권이 먼저 상생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지급한 작년 성과급 총액은 전년 대비 35%나 증가한 1조3823억원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총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중 금리가 5% 이상인 고금리 대출 비율은 28.8%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3%) 대비 10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2013년(38%)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다. 5% 이상 대출 금리 비율은 2019년 8.6%였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5%, 2021년 3%로 감소하다가 작년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 평균 금리는 5.7%로 1년 새 2.33%포인트 올라 기준금리 인상폭(2.25%포인트)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