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따른 물류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물류비(운반비)는 85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9% 증가했다. LG전자도 52% 증가한 1조838억원을 물류비로 지출했다. 두 회사의 물류비는 코로나 사태 이후 계속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물류 비용으로 삼성전자는 2조7926억원을, LG전자는 3조2020억원을 썼다. 각각 전년 대비 25.8%, 62.2% 늘어난 액수였는데, 올해는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물류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물류 대란이 갑자기 해소되지 않는 한 두 회사의 올해 전체 물류비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물류비 증가로 비상이 걸렸다. LG화학은 올 1분기 물류비로 4465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물류비(2086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롯데케미칼도 33% 증가한 900억원을, 한화솔루션은 50% 증가한 658억원을 지출했다.

이 와중에 중국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 지난 3월 말부터 단행했던 상하이시 봉쇄 조치를 이달 초부터 풀어 물류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봉쇄 해제로 그동안 운송 못 한 물량이 동시에 쏟아져 나와 해상 운임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해상 운임은 최근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초 5109.60으로 정점을 찍은 뒤 17주 연속 하락하다 지난달 말부터 3주 연속 상승하면서 4208.01을 기록했다. 한 수출 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상하이항에서 출발해 부산항에 들러 물건을 싣고 가던 글로벌 해운사의 선박들이 상하이항에서 물건을 가득 실은 뒤 부산항을 패싱하고 미국으로 곧장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여름처럼 수출 기업들이 물건을 만들어 놓고도 배를 못 구해 발만 동동 구르는 일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