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2030년까지 컬러강판 관련 매출 2조원, 연간 1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급 가전과 인테리어 소재에 쓰이는 컬러강판은 코로나 이후 수요가 급증하면서 철강업계의 새로운 캐시 카우(수익원)로 부상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 시장에서 35%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8일 국내 최초 철강 브랜드 ‘럭스틸’(프리미엄 컬러강판) 출시 10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컬러강판 매출 비율을 현재 20%에서 2030년 30%까지 높이고, 글로벌 판매량도 48만t에서 65만t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8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럭스틸'(프리미엄 컬러강판)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컬러강판 관련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동국제강

◇“2030년까지 컬러강판 매출 2조, 100만t 생산체제 구축”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현재 멕시코, 인도, 태국에 있는 컬러강판 가공센터를 2030년까지 7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컬러강판 제조 공정에서 코팅용 접착제나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생산라인을 구축해, 2030년까지 LNG(액화천연가스) 사용량을 50%까지 감축하기로 했다. 장 부회장은 “미주, 유럽, 동남아, 호주 등 컬러 강판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으로 진출을 추진 중”이라며 “친환경이 아니라 필(必)환경의 시대가 된 만큼, 선진국의 까다로운 환경 기준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하기로 했다. 럭스틸닷컴(전용 홈페이지), 럭스틸TV(유튜브 채널), 챗봇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다음 달부터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동국제강 제품을 전 제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 부회장은 “컬러시장에서의 확고한 퍼스트무버로 앞으로 10년의 초격차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송윤혜

◇고정관념 깨고 백색가전에서 컬러가전시대로

이날 출시 10년을 맞은 ‘럭스틸’은 철강업계의 고정관념을 깨트린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전제품에는 주로 흰색 강판이 쓰였던 백색가전 시대에서 다양한 색상의 컬러가전 시대를 이끈 주역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철강제품은 소품종 대량생산’이라는 기존 공식도 무너뜨렸다. 동국제강은 맞춤형 컬러강판 제작을 위해 생산라인을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꿨다.

출범 당시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철강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인데,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면 제조원가가 훨씬 높아진다”며 반대 의견이 많았다. 장 부회장은 “럭스틸의 경쟁자는 중국산 범용 컬러강판이 아니라, 이탈리아산 고급 벽지, 강화유리, 대리석”이라며, 럭스틸 사업을 밀고 나갔다. 그 결과 동국제강 컬러강판 품목은 2011년 3000종에서 현재 1만여종까지 늘어났다. 보유 특허 또한 5건에서 30건으로 증가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소비자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동국제강은 2013년 철강업계 최초로 디자인팀을 만들어 철강과 디자인을 융합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영업이익률이 7~8%에 불과한 일반 철강제품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약 20%)을 자랑하는 효자 제품이 됐다.

럭스틸은 철강업계 브랜드 경영시대를 연 제품이기도 하다. 2011년 동국제강이 럭스틸을 출시할 때만 해도 ‘철강제품에 브랜드가 무슨 필요하느냐’는 반응이 많았지만 그 후 이노빌트(포스코), H core(현대제철), 엑스톤(KG동부제철), 인피넬리(포스코강판) 등 다양한 철강 브랜드가 등장했다. 장 부회장은 “럭스틸은 ‘내 자식’ 같은 존재”라며 “부모 같은 마음으로 앞으로 이 브랜드가 더 잘 성장하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